akwoo 2018. 4. 14. 19:16

 

 

왜현호색, 나도개감체

 

 

불쑥 자란 아들녀석이 군대에 간다고 한다

 

작년부터

아래층으로 모신 어머니는

날이 갈수록 기억이 흐려지신다

 

아들녀석의 말을 빌리자면

할머니는 ATM기계처럼

자기를 볼 때마다 돈을 주신단다

 

어머니는 손자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

기력이 없다 보니

해줄 수 있는 것이 용돈을 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신 듯하다

딸과 통화하면

손자에게 용돈을 주어야하니

돈을 보내주라고 하신단다

 

손자가 군대에 가야 한다는 말을 들으신 후

요 며칠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우는 모습을 보이신다

그 울음이 딸들한테까지 전해져서

딸들마져 울면서 전화가 온다

기억이 조금 흐려지신 뒤로는

어머니에게 오직 손자가 낙이었는데

그 녀석이 군대에 간다니

손자의 빈자리를 어찌 감당하실지

당연한 걱정이다.

 

손자에게도 할머니는

가장 큰 사랑이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한 자기편이다

 

손자는 2년동안 할머니가 걱정이고

할머니는 손자가 걱정이다

 

지금 보다는

더 커져서

더 건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그동안

어머니의 흐려지는 기억의 진행을,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잘 살펴드려야 한다

 

2년 후에도

지금 같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