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화를 찍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눈이 보여주는 흰색을 표현하기 결코 쉽지 않고
노출을 맞추기 또한 어렵다.
눈의 색은 화밸에 의하여 차이가 많다.
노출이 맞지 않으면 눈이 회색이 되거나 노출오버가 되어 눈의 질감이 뭉게진다.
오전,
창문 밖에는 눈이 제법 쌓여있다.
지금 그 계곡에 한시간 쯤 빛이 들어 올 때다.
하지만 눈이 너무 쌓여 자금우는 눈 속에 묻혀있을 것이다.
오후 두시
게으름과 싸우다 배낭을 챙겨 자동차로 15분 거리의 그 곳으로 갔다.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자금우의 붉은 열매가 눈 우산 속에서 반짝였다.
담을 만한 모델을 찾아 좀 더 깊이 들어갔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많은 개체가 보일 것이다.
이미 빛은 산 너머에 있어 눈 쌓인 계곡의 눈은 잿빛이다.
스트로브를 꺼내 이제 막 눈우산이 벗겨지고 있는 녀석을 담기시작했다.
눈의 입자를 상처없이 표현하기 위하여
붉은 열매의 색이 탁하지 않은 선홍 빛이 되도록 담아내기 위하여
색온도와 노출을 맞추고
스트로브의 위치를 조정해가며
두 시간동안 녀석들과 눈을 맞췄다.
눈이 녹는 순간을 담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잡아두는 일이다.
혼자 만의 시간,
여유가 있으니 사진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로 담겼다.
로우파일로 담으니 색온도를 자동으로 해도 후보정 과정에서 조정 할 수 있지만
여유가 있으니 현장에서 제 색을 찾아 보는 즐거움이 크다.
이제 함박눈 오는 날
자금우가 눈에 덮히기 전에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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