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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34

커피 드리퍼 며칠 전 커피 그라인더를 바꿨다. 바리짜 에코 그라인더를 오랫동안 써서 분쇄 굵기 조절이 잘되지 않고 미분도 너무 많이 나와서 몇 달 전부터 교체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미루다 이번에 빅세일을 해서 교체했다. 이번에는 바리짜 제품 중 ‘버추소 플러스’로 에코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바리짜 라인 중 아주 고가는 아니다. 가정용이니 이만하면 충분할 것이다. 드리퍼도 오랜만에 새로운 제품을 하나 구입했다. 핸드밀 전문 회사인 타임모어에서 개발한 ‘크리스털 아이’ 드리퍼다. 모양은 하리오 드리퍼와 비슷한 원뿔형인데 립(리브)이 다르다. 가장 상단은 Sealed layer라고 홈이 없어서 필터가 딱 붙는 곳이고 그 아래 중간부는 Water layer로 좁은 간격의 요철이 원을 그리며 옆으로 나 있고 오목한.. 2022. 5. 1.
게이샤 커피 2020-12-25 부귀산 다섯 시가 채 되기도 전에 서남 방향은 역광을 받은 높고 낮은 산의 줄기들이 멀어지는 것인지 다가오는 것이지 구분할 수 없는 형태로 아련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산과 산이 이어저 줄기가 되고 그 앞에도 다시 뒤에도 높낮이가 다른 산줄기가 종으로 늘어서 주름 접기 한 검은 종이 같았다 그 주름 위로 알맞은 광량의 조명이 비치자 산은 찻잔에서 올라오는 향기로 가득 채워졌다. 최근 게이샤 종의 커피를 두 번 구입해서 마셨다 하나는 '파나마 누구오 게이샤' 다른 하나는 '코스타리카 돈 카이토 게이샤' '파나마 누구오 게이샤'는 게이샤라는 품종을 세상에 알린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이 있는 보케테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이며 '코스타리카 돈 카이토 게이샤'는 코스타리카 따라주라는 지역에서 .. 2021. 2. 15.
하와이안 코나 엑스트라 팬시 하와이안 코나 엑스트라팬시, 개인적인 선호도로 가장 좋아하는 커피다 오래전 대전의 어느 카페에서 하와이안 코나라는 이름으로 한잔에 2만 원 을 주고 마셨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때의 느낌은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했고 적당한 바디감에 밸런스도 좋았다 케냐 AA를 즐겨 마시던 시기인데 케냐AA의 바디감에 고소함이 더해져서 마시기도 편했다 그 이후에도 대전에 갈 때마다 일부러 들려 호사를 누리곤 했다. 코나 중에서도 엑스트라 팬시는 최고 등급이다 내가 구입하는 곳에서는 노블레스 라인이 따로 있는데 가격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g에 94,000원. 8잔을 추출할 수 있다 20g당 1잔을 추출하지만 미분컨테이너로 미분(밀가루 정도로 가는 게 갈린 커피)을 제거하고 추출하다 보니 8잔 정도 가 적당하다. 핸드밀을.. 2018. 3. 13.
카페로얄 2017-10-7~10-8 황매산 (마지막 사진은 2015년 10월) 삼 년째 찾는 황매산, 바람과 구름이 넘나드는 길목인 안부에 작은 텐트를 치고 캠핑탁자를 폈다 해가 질 동안 능선을 오가며 카메라를 들고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탐색했다 일출과 달리 석양은 찰나에 어둠을 몰고 온다 놀이 붉어지더니 금세 어두워졌다. 컵반으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탁자에 촛불 하나 켰다 핸드밀로 커피를 갈아 드립 했다 준비해 간 커피잔에 카페로열 티스푼을 올리고 티스푼 위에 다시 각설탕을 올린 후 브랜디 대신 40도의 홍주를 부었다 티스푼에 불을 붙이니 파란 불꽃이 흔들리며 설탕을 녹인다 종종 별이 반짝이고 여린 바람이 촛불을 흔들었다 홍주와 각설탕 하나가 녹아든 커피에 이슬까지 스며들어 시트러스 한 풍미가 느껴졌다 의자.. 2017. 10. 15.
아리차 2017-09-03 지리 커피 한잔 내려 지리의 바위 위에 앉아 잠시 떠밀려가는 아침을 잡아둔다 에티오피아 아리차와 잘 어울릴 만한 사진 한장을 골랐다 눈부셨던 아침 빛이 조금 옅어지는 시간 측광으로 든 빛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억새를 흔들고 섬진강 쪽으로 흐르듯 뻗어가는 능선은 빛을 쫓아 꿈틀거렸다 짧은 이 순간이 명료한 acidity와 깔끔한 honey 침샘을 자극하는 시크럭스 향을 품은 아리차와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간이다 해발 1,950m~2,100에서 채취되고 가공과 로스팅도 최상급의 아리차는 일반적인 스페셜티 커피에 비하여 고가다 이런 아리차의 적당한 산미와 달콤함을 즐기기 위해서 나는 추출이 빠른 하리오드리퍼를 사용한다 하리오 드리퍼는 높고 조밀한 리브와 큰 추출구로 인하여 추출 속도가 빠.. 2017. 9. 8.
파나마 게이샤 - 2 마지막 남은 커피를 내렸다 200g의 커피이니 10잔을 내릴 수 있는 양이다 내가 4잔쯤 마시고 나머지는 접대용으로.... 산으로 가기 전 융드리퍼에 분쇄는 평상시대로 추출 시 물온도는 평상시보다 뜨거운 95도 이상 맛은 커피오일이 그대로 추출된 융드립인데도 맑고 은은하다 쓴맛이나 신맛, 단맛 등 쉽게 느낄 수 있는 맛이 전혀 튀지 않아서 문득 그냥 밋밋한 맛처럼 느껴지지만 다 마실 때까지 온도의 차이가 있음에도 맛의 변화가 없고 후미는 약간 달고 입안이 깔끔하다 투명한 유리서버에 추출된 커피의 색은 맑은 갈색으로 형광등 빛이 투과되면서 투명해져 갈색이면서도 마치 맑은 샘물을 보는 듯하다 용석과 어울리는 커피잔은 당연히 흰색의 얇은 도자기 잔.^^ 파나마 게이샤 커피의 가장 큰 맛은 바로 目味라고 할 수.. 2016.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