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평시와 같이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동네 산으로 향했다.
오후에 비가 예보돼 있으니
우중 촬영 모델도 섭외해 두고
아침 빛에 안개가 끼어 있으면 더 없이 좋은 상황 일 것이다.
숲의 비탈진 곳에서 몇개체의 좋은 모델을 만났다.
그 중 욘석은 2개의 꽃대에 새로난 싱싱한 잎이 사군자의 자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기대했던 안개는 없었지만
적당한 아침 빛이 좌측광으로 들고
우측에 반역광으로 스트로브를 설치하여
보춘화 옆의 두 줄로 뻗은 나무와 보춘화 선의
입체감을 살려 담으려고 했다.
오후
비가 내리기 전 아침에 봐둔 모델를 다시 찾았다.
좌우 역사광 그리고 순사광. 총3개의 스트로브를 설치하고
미끄러지는 비탈지고 옹색한 곳에 겨우
삼각대를 설치하고 비를 기다렸다.
비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장난기가 발동하여 옅은 안개를 만들어 봤다.^^
드디어 비가 쏟아졌다.
천둥이치고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빗 속에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몇 차례를 옹색하고 미끄러운 비탈을 오르내리며
스트로브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며 담았다.
결과는 내가 그리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3년째 비를 담기 위하여 여러 시도를 하지만 쉽지 않다.
비의 속도를 계산해야 하고
셔터 속도에 따른 적정노출을 찾기 위하여 스트로브 거리를 조정해야하고
문제는 비를 점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소나기처럼 빠르게 내리는 비는 셔터 속도가 1/3000이상 나와야 하는데
스트로브가 따라가지 못하고(듀레이션 타임이 1/3000 이상 나오는 스트로브 필요)
빗줄기를 담기 위해서는
저속에 따르는 스트로브 동조(듀레이션 타임이 1/500 이하)가 있어야 하는데
그 또한 불가하다.
고정된 조명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온통 젖었다.
카메라도 스토로브도
가방도...
4개의 삼각대와
3개의 스토로브
우산 하나.
번잡하다.
번잡하다.
다른 방도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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