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한 눈에도 차지 않는
사람 사는 세상의 사소함에
크게 한번 웃고 싶어서이고
맑은 바람에 씻어 휘리릭 휘리릭
하늘로 날려 보낼 몇 마디 욕지거리가 있어서이고
뽑아버려야 할 묵은 피가 있기 때문이고
내려와 더 악착같이 진정으로
사랑하며 살기를 다짐하고 싶어서이다
산은 그렇게 그냥
거기 있는 산이 아닌 거고
살아서 의지가 되고 맞장구 쳐 주는
이해심 많은 고마운 이웃이고
아직 산을 오르는 이유는
산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고
산 만한 사람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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