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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즐거움 야생화!

섬갯쑥부쟁이

by akwoo 2019. 11. 6.




















2019-11-01 제주


바람이 없는데도

밤새

바다는 소란스러웠다

원물오름에서

해가 진 뒤에

출발하여

작년에 들렀던 곳에

텐트를 치고

아침 사진을 담으려고

1시간 넘게 달려갔는데

꽃들이 대부분 시들어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작년에도 들렀는데

꽃은 풍성했고

담기도 편했지만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에 부적합해서 

패스했던 곳이다.

작년 괜찮았던 두 곳이

이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결국

이곳에 텐트를 쳤다


지인을 만나

홍차 한잔 나누고

(지인은 술도 한잔.......)

꽃이야기를 하는동안

제주의 밤이 깊어졌다


제주 밤바다는

오징어잡이 배들의 불빛으로

바다가 아니라

도시의 집들이 횡으로 늘어서 있는듯 보였고

주변에 빛들이

쓸모없이 많아서

별사진을 담으려 했던 생각을 쉽게 포기했다


바위를 쇳덩이로 두두리는 듯한

 둔탁한 소리와

작은 풀벌레 소리에

깊이 잠들지 못하고

몇차례 잠에서 깨다보니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았다

뒤척이다

아침이 다 되어

 잠깐 잠든사이

 지인이 주변을 둘러보고

일출상황이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텐트를 열어보니

아래쪽에 탁한 게스층이 두텁게 끼어있고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밋밋했다

뭔가 드라마틱한 상황을 만나기는 틀린듯 해서

차분히 핸드밀로 커피를 분쇄하고

핸드드립해서 커피를 내렸다

전날 준비한 샌드위치와 사과, 요플레를 세팅하고

느긋하게

커피를 홀짝거리며

아침 식사를 즐겼다


잠시 후 때늦은 태양이

가스층 위로 아무런 감동도 없이 떠올랐다

그래도

이 순간을 놓치면 그나마 담을만한 사진이 없을 듯해서

카메라를 들고 언덕으로 올라섰다

탁한 대기를 뚫고 들어오는 약한 햇빛이

잔디밭과 꽃을 비추자

넓다란 잔디밭에

군데군데 눈이 내린듯

 보라색 꽃들이 은빛으로 빛났다


모델은 많았는데

딱히 집중할 수 있는 모델을 찾지 못해서

이리저리 돌아 다니면서

몇 컷씩 담았고

다시

커피를 내려

느긋하게 시간을 즐긴 후

촬영을 마무리하고

지인과 헤어져

서귀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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