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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지리와 은하수

by akwoo 2015. 6. 15.

 

06.13-06.14 만복대

 

만복대는 지리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라고도 하며

사방으로 많은 복을 내려주는 봉우리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지리 주능의 서쪽에 위치하며

북쪽으로 약간 올라와 있어

천왕에서 시작하여 종석대로 이어지는 지리 주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있는 곳이다.

동쪽 바로 정면에 반야가 있어

종석대에서 반야까지의 선이 길게 느껴지고

반야에서 천왕까지는 한뼘도 안돼 보일 정도로 압축되어 보여

주능을 세세하게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지리 제 2봉임에도 가장 위엄을 갖추고 있으며

유머스런 모습과

신비한 모습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지리의 진산인 반야를

서쪽 방향에서 가장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산만한 시간을 보낸터였다.

신선한 공기가 유입되지 않는 막혀있는 공간에서

출구를 찾기 위하여

모든 에너지를 쏟아 냈다.

지리를 찾고

지리를 바라보고

지리를 느끼는 것은

희박한 공기 속의 고산 등반 중

한 줌의 산소를 마시는 것과 같았다.

 

연무 가득한 지리의 서쪽에 잠시

구름이 들었고

붉은 낙조가 찰라를 머물고

사라졌다.

그 찰라를 담기 위하여 분주한 순간을 보내고

같이한 산행 중 처음으로

고기를 굽고

산삼주와 소주가

돌았다.

항상 빵과 과일과 커피가 전부인 산행에서

호사스런 만찬이다.

 

지리와 은하를 담기 위하여

2시간 정도를 정상에서

여름 추위를 견뎠다.

세명만의 공간이라

자유로워

여러 시도를 해봤다.

꽃과 함께 담기 위한 테스트 샷.

 

약간의 연무가 끼어 있는데도

밤하늘은 별이 많았다.

언제 이렇게 많은 별을 본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은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평에서 수직으로 고개를 세웠다.

초저녘, 남에서 북으로 수평으로 흐르던 은하수는

밤 열한시쯤

 북쪽방향이 확연하게 높아졌다. 

상승이 주는 느낌은

긴장과 스릴이다.

등반행위 자체가

수직으로의 도전인 까닭에

은하수의 상승만으로도

심장에 반응이 왔다.

 

 

ps: 또 보온준비가 허술하면 매달아 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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