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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만월

by akwoo 2015. 8. 30.

 

 

8-29

 

배낭이 무거웠다

잠시라도 눈을 붙일 침낭과

갈증을 달랠 물 한병

향기로운 아침을 위한 커피

그리고

일상의 번민들로 가득찬 배낭이 어깨를 짓눌렀다.

 

차가운 달빛에

산정으로 고불고불 흐르는 오름길이

분명했다.

 

보름달은

빈틈없이 차있고

차가운 빛이 산정가득 환하게 내려앚았다

 

만월.

더 히미해지기 전

그리움을 달 속에 봉인했다

훗날

보름달이 몇차례나 더

뜨고진 후에

상처들이 아름다워지고

거짓마져 유쾌해질 때

꺼내어

미소로 바라 볼 순간을 위하여.

 

산을 내려 오는 길

배낭이 조금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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