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전 제주에서 욘석을 처음 찾을 때도
위성지도 한장으로 어렵게 만났던 기억이 난다
시원한 냉수로 목을 축였으니
배낭을 그냥 두고
동벽을 올려다 보며 모퉁이를 돌았다
오버행 벽의 상부에 바위와 확연히 다른
노란 부분이 제법 넓게 퍼져있는 것이 보였다
40여 미터 아래에서 저 작은 꽃이 구분 된다는 것은 제법 넓은 면적에
자생되고 있다는 것.
배낭을 매고
다시 내려왔던 길의 반대쪽으로 오르기 시작해 했다
사람 발자국이 간간히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 길이 맞는 것 같다
오르기 쉬운 곳을 찾아 바위로 붙어 당초 올랐던 바위 위로 올라섰다
아래서 볼 때와
위에서 볼 때는
지형이 달라져서
자일을 내려야 할 곳이 애매했다
올려다 볼 때의 지형을 계산해서
자일을 소나무에 이중 확보하고
하강했다
다행히 3~4m 하강하자
오버행 아래로 콩짜개 군락이
바위에 커다란 지도를 만들어 놓고 있다
11시 30분
아직 해가 들어오고 있다
먼저 광각랜즈로
촬영을 시작했다
하늘에 구름이 많고
꽃도 일부 시들어서
최상의 상황은 아니지만
발 아래로
아름다운 섬들이 바다 위에 떠 있고
간간히 파란하늘이 부분적으로 보였다
군락도 워낙 커서
아주 작은 꽃이지만 광각으로 담아도 느낌이 살아났다
내년에는 또 다른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한손에 스트로브를 들고
한손에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난이도(?) 있는 촬영이다^^
광각촬영을 끝내고
105매크로로 다양한 표정과
군락의 장점을 부각하는 촬영을 한 후
마무리했다
시간은 오후 1시 15분
1시간 반 동안 300컷 촬영
오른 쪽 팔의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고
하네스에 눌린 허벅지가 아프다
이곳은
석곡과 달리
섬과 바다를 배경으로 촬영 할 수 있어서
날씨만 좋으면
아주 좋은 작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곳에서의 몇가지 상상은
내년을 기약하고
올라왔던 길로 다시 하산하기 위하여
자일을 회수하여
배낭에 넣고 산 정상으로 향했다
이 바위에서 정상까지는
내려올 때와 마찬가지로
잡목이 너무 많아
길을 만들기가 어렵다
곳곳에 상처가 생기고
찾는데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게 됐고
이런 군락을 본 것 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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