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19~20
석곡과 별을 담는 작업 4년째.
처음 기획했을 때는 누구와 같이 한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같이 할 동지가 있어
훨씬 수월해 졌다
그래도 고되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두발로 자립이 불가능하고
삼각대도 자립이 되지 않는 곳에서 균형을 잡기 위하여
캠(압벽 등반시 사용하는 확보 장비)을 바위틈에 끼워 자일이 달아나지 않도록 하고
한손은 바위를 잡거나
벽에 삼각대 눌러서 움직이지 않게 고정한체
다른 한손으로
초점거리, 노출, 촬영모드 등을 바꾸는 작업을 두차례해야
한 컷의 촬영이 끝난다.
그 작업 동안 조금의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다시 같은 작업을 해야한다.
작년에는 한 컷으로 촬영을 했는데
은하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중노출로 장노출 촬영해야
은하수가 선명하게 표현된다.
19일 12시에 후배를 만나 간단하게 점식식사를 한 후
안개비가 내리는 가운데
1시간 정도
근처 다른 바위들을 탐색했지만
마땅한 모델을 찾지 못했다
결국 항상 작업하는 암벽 위에
배낭을 풀었다
백패킹 장비와 벽 장비,사진장비를 포함하니
배낭무게가 27kg이 넘는다
항상 담는 곳이 아닌 다른쪽 바위에서 한차례 촬영을 한 뒤
해무가 밀려와 산을 감싸는 광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커피를 내려 마셨다.
오늘의 커피는 파나마 보케테.
밤에 촬영해야 할 곳에 두 동의 자일을 깔아 두고
다시 올라와 의자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데
안개비가 제법 굵어졌고 하늘도 구름이 가득했다
결국 자일을 회수하고 서둘러 배낭을 꾸렸다.
내려가기가 아쉬워서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비가 그친다
다시 배낭을 풀고
후배가 준비해온 소고기 불고기로 저녁식사.
그리고 다시 티타임....
잠시 눈을 부치고
밤 12시 반에 기상하니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기다리던 은하수까지 훤하게 보인다
서둘러 자일을 깔고 하강하여
석곡과 은하수를 담기 시작했는데
손으로 누르고 있는 삼각대는 계속 미끄러지는고
카메라까지 속을 썩이면서
촬영이 쉽지 않다
어느정도 담고 빨리 교대를 해줘야 하는데
계속 애러가 나면서 시간을 허비해서
은하수 방향이 높아진 뒤에야 교대를 해줘서
후배는 더 어려운 상황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자일 하나에 매달려 있는 상태가 세시간이 넘어서자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지난 3년 보다 훨씬 힘들었다
후배 촬영을 잠시 도와주다
새벽 4시30분을 넘어서 촬영을 끝내고 (후배만 남겨두고)20여 미터의 벽을
올라왔다
잠시 후 여명이 들면서 별들이 보이지 않자 후배도 바로 올라 왔다
내가 촬영시간을 너무 오래 끌어서 후배의 촬영시간이 여유 있질 못했다.
(사부를 잘못만나 오지게 고생하는구먼....)
피곤이 밀려와서 잠시 눈을 부치고
다시 내려가 아침 빛에 짧은 촬영을 마쳤다.
1박2일 21시간 동안 머물며
총 6시간 동안 촬영했다
이 벽에서 처음 촬영을 시작한 이래
낮도 밤도
가장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이제 이곳에서의 과제는 하나 남았다
안개버젼.....
(비 사진은 포기- 촬영은 별사진보다 쉽지만 카메라가 문제라)
같이 고생해준 후배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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