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5 덕유
바람을 기다렸다.
덕유는 오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잔뜩 구름에 덮여 있었다.
바람이 불어야 구름이 거칠 가능성이 있다.
바람은 구름을 몰고 오기도 하지만 구름을 대리고 떠나기도 한다.
영하 10도
바람을 피해 잘 닫여진 눈 밭에 메트리스를 깔고 잠을 청했다
바람이 불면 나무에 붙어있던 눈 꽃이 흩날리며 침낭 속으로 떨어져 들어와 종종 잠을 깨웠다.
일출은 7시 30분 쯤인데 5시에 잠이 깼다.
1시간을 뒤척이며 버티다 6시에 일어났다.
물을 끓여 커피를 한잔하고 짐을 챙겨 일출 포인트를 찾아 갔다.
여전히 구름은 덮여있고 바람은 세찼다.
눈은 깊게 내려 무릅까지 빠졌다.
7시 20분 철수하여 산장에서 잠시 추위를 피했다.
20분 쯤 지나자 동쪽 하늘의 구름에 붉은 빛이 들어오기 시작 했다
다시 산정으로 .....
잠시 잠시 구름 속으로 붉은 태양이 보였다
누구나 기다리는 일출경의 설경 속 운해는 없었다.
그래도 덕유는 최고는 아니더라도 괜찮은 그림으로 보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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