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1 지리
차마고도를 다녀온 다음 날 지리를 찾아
산정에서 별들의 수다를 들으며 비박했다.
바람이 너무 세차서 구름이 모이지 못해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산과 놀다가 돌아왔다.
월출산으로 향할까 하다가
일기예보에 토요일 맑음, 지리산 동풍이라는 예보를 믿기로 하고
밤 10시에 집에서 출발.
12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저 번주와 다름없이 바람이 세찼다.
비박지를 찾아 침낭을 깔고
새벽 두시에 밝은 달 빛에 별사진을 담았다.
능선으로 구름이 흐르는 것이 내가 원했던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컸졌다.
새벽 5시30분.
축축하게 젖은 침낭에서 벗어나 지리능선을 바라보니 운해가 골을 따라 끝없이 흘러들어왔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세팅하고
4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다.
바람의 세기가 너무 강해서 많은 사진이 흔들렸고
구름의 높이가 너무 높아서
원하는 '딱 한장'의 그림은 그리지 못했지만
지리 중에서도 유달리 인연이 없던 장소에서
처음으로 좋은 풍광을 만났고
가슴벅찬 기운을 듬뿍 받았다.
이제 막 산에 입문하여
같이 간 두명의 친구에게는
행운이 빨리 찾아왔다.
산에 더 깊히 빠져들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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