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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대둔산 - 4

by akwoo 2016. 1. 27.





다행히

바람이 예보보다 약하게 불었다

예보대로 불었다면

체감온도는 -30도가 넘었을 것이고

미끄러운 눈쌓인 절벽 위에서

사진을 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8시50분쯤 온도계를 보니  -22도다

내려오면서 마천대 아래 커피를 파는 친구는 7시30분에 -24도였다고 한다

바람이 없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대둔산의 설경은

상고대와

눈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나무와 바위에 설화를 피워냈다


춥고

옹색하고

궁색한 환경에서

밤을 지새고

새벽

산마루에서

손을 불어가며

커피 한잔과 함께

하얀세상과

붉은 아침 빛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은

사진을 떠나

바라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고

아름답다


이것이

7080시대에

청춘을 보낸

나만의 아날로그식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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