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센 정상에서의 아침은
눈보라로
시계가 10미터도 되지 않았다
세찬 바람과
습기를 머금은 눈은
산계를 온통 회색의 여백 속에 가두었다
그 회색의 여백 속으로
24명의 산쟁이들이
각자의 색으로 산을 그리며
하산을 시작했다
그들이 긋는 선은
기억처럼
선명함으로 시작하여
금새 희미해지고
또 다른 선이 그어지고
지워지기를 반복했다
위험이 배제된 하산은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심한 눈보라 속에서도
가볍고 흥겹다
눈이 쌓여 있는
다이센 산군은 흑백의 단순함으로
오름과 내림이라는
산쟁이의 단순한 열정을 대변한다
동해의 여객선 터미널에서
간단한 미팅으로
시작된 여정은
선상에서
술잔을 돌리며 서로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거쳐
산행으로 이어졌다.
아침,
사카이미나토 국제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여 간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요나고 시내로 이동하여 마트에 들려 부식 및 식재를 챙긴 후
다이센으로 이동하여
등반구를 착용하고
해발 780미터의 나츠야마등산구에서 등반을 시작했다
인원이 많아서
당초부터
8명씩
3개조로 나누어
식량과 부식을 준비하고
조별로 행동하도록 계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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