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1 진도
5월31일 늦은시간, 먼길을 내려온 지인과 합류하여
진도읍으로 내려가 모텔에서 숙했다
지인이 마실 맥주 두병과
아침식사용 빵 몇개로도
오랜만의 만남이
즐겁기만 하다
꽃과 사진에 조예가 워낙 깊은 분이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꽃이야기
사진이야기를 나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커피와 빵으로 간단한 아침을 해결하고
첫배를 타기 위해
팽목항으로 향했다
팽목항은
3년전 세월호의 아픔이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해무가 깊어
첫배와 두번째 배가 연신 결항하여
10시가 다 되어서야 목적지로 출항할 수 있었다
항에 내려 산행 초입까지는
인심좋은 섬 방문객의 차로 이동하여
40여분 산길을 올라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날은 흐렸지만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는
올망졸망한 섬들 사이로 해무가 깔려
내가 상상했던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작년에 지도 한장 들고 찾아 나섰다가
오전 내내 꽃을 찾지 못해 고생했기 때문에
작년 기억을 더듬어
쉬운 길을 만들어 보겠다고
제주의 곶자왈 같은 숲으로 들어갔다가
잡목과 가시에 길이 막혀 1시간 정도를 헤맨후
엉뚱한 곳으로 나오고 말았다
결국
기운을 다 빼고
작년에 갔던 길로 돌아서
현장에 도착하니
1시가 넘었다
작년에 욘석을 촬영하고
상상했던 그림은
해무가 낀 바다와
일출을 욘석과 함께 담는 것이었는데
결국
결항에 새로운 길을 찾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장비를 착용하고
안전을 위해 확보물을 이중으로 설치 한 후
절벽으로 내려가 보니
가뭄 때문인지 꽃 상태가
좋지 않다
전체 군락 중 3분의 1정도가 고사 되었고
덩굴에 비하여 꽃의 개체도 작년보다 현저하게 적은 양이다
바다에 해무는 끼었으나
하늘이 흐려
빛이 약하다 보니
조망이 선명하지 못하다
스트로브를 이용하여 촬영했지만
꽃 상태가 좋지 않으니 흥이나지 않는다
같이한 지인은
직벽에서의 촬영이 처음이라
몇차례 시도를 했으나
결국 촬영을 포기 하셨다
먼길을 내려와
고생만 하시고....
첫배로 들어 왔으면
절벽 아래로 내려가
105미리 렌즈로 촬영이 가능한 모델을 찾았을 것인데
나가는 배편 때문에
서둘러 내려 오느라
성과없이 하산하고 말았다
대신 근처 섬에
석곡과 풍란에 대한 귀한 정보를 얻어
내년에는 새로운 곳을 탐사해 볼 수 있게 됐으니
아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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