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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노꼬메오름

by akwoo 2019. 2. 25.

아침,

느긋한 출발이다

처음부터 사진보다는 산책을하거나

좋은 카페에서 차나 마시고 올 생각이었다


전날 제주시 호텔에서 묵고

큰노꼬메오름 주소를 내비에 입력하고 출발했다

1117번 도로로 들어서자 눈이 제법보였다

지나치는 길가에 노꼬메오름 이정표가 있었지만

내비는

궤물오름 입구인 제주경찰특공대 주차장으로 안내했다

궤물오름을 찾은 제주도민에게 물어

노꼬메오름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큰길에서 목장가는 작은 길로

500여 미터를 들어서자 주차장이다

차를 파킹하고

제법 넓직한 길을 400여 미터를 걸으니 작은 갈림길이다

어느쪽이나 상관없지만

왼쪽으로 돌면 족은노꼬메를 거쳐 큰노꼬메로 오르는 종주코스고

직진길은 바로 큰노꼬메로 오를 수 있는 길이다

공원묘지 같은(?) 곳을 왼쪽에 두고

150여 미터를 걷다보면 큰노꼬메 정상을 향한 산행이 시작된다

제법 눈발이 날렸지만

오솔길 같은 숲길은 바람이 미치지 못해 평온했다




좀 더 오르자

눈보라가 나무에 붙어

상고대가 핀듯한 풍경이

이어지고

꽤 경사가 있는 길을 20여 분 오르면 능선이 나온다




- 흑백변환 사진-




눈보라가 제법 세차게 몰아쳤다

한기가

하체로 파고 들었다

얇은 청바지에

여름용 운동화로

뜻하지 않은

눈보라를 견디기에는 버거웠다

-높이에 상관없이 산을 얕보면 산은 꼭 교훈을 준다 ㅠㅠ-



능선으로 올라 섰지만

잔뜩 흐린 날씨로

조망이

좋지 않았다

이 능선에서

한라산의 모습을 조망해 보려했었다

능선으로 올라서서

정상까지는

완만한 길로 450여 미터를 걸으면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데크가 설치된

큰노꼬메 정상이다




-흐린 날씨가 만든 쎄미모노클롬 사진-




-정상표지석-





-두 사람이 걸어가는 곳 쯤에 족은노꼬메 오름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큰노꼬메오름 능선에서 바라본 족은노꼬메오름-




-눈보라가 붙어 상고대가 핀 것 처럼 느껴지는 풍경-




-큰노꼬메오름에서 남서쪽으로 여러 오름들이 보인다-




큰노꼬메오름에서 내려다본 숲 - 크게보면 한라산 자락의 일부다




이곳에서 동남쪽으로 한라산 분화구가 우뚝 솟아있다

날씨가 좋았다면

한라산 서벽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올라갈 때 봐뒀던

첫번 째 휴식처에

잠시 쉬었다

정상에서 마시려고 가져갔던 홍차를

바람이 너무 강해서

시원한 조망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제주의 겨울숲을 만났다




-하산 후 올려다본 큰노꼬메오름-




-주차장에 있는 노꼬메오름 안내판-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완벽한 좋음도 완벽한 나쁨도 없다

그 어떤 좋은 상황에도 그늘이 있고

최악의 상황에도 희망이 있다


날씨가 나빴지만

그 나쁜 날씨 때문에

좋은 날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나고

눈보라치는 제주의 오름을 온전히 느낄수 있었다


내 의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하여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 선택에 따라

불편함도 즐거움이 되고

편안함도 고통이 될 수 있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불확실성을

어떻게 즐기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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