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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풍경에 취하다

장자도 백패킹

by akwoo 2019. 3. 20.


- 대장도 대장봉에서 바라 본 장자도의 오후 -


신시도 대각산에 들러 산자고를 잠깐 만나고

장자도 주차장에 주차 후 짧은 다리를 건너

대장도 구불길을 따라 대장봉에 올라섰다

바람이 제법 차가워

바람이 들지 못하는 곳에 자리를 펴고 꾸벅 졸다가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소란에 깨어나곤 했다





해가 좀 더 기울자

유럽풍 지붕들의 색이 낮게 가라앉았다

소란을 피해 자리를 옮겼다

정상에서

등산로를 벗어나 5분여 내려가니

2명 정도가 비박할 장소가 보였다








 - 여기까지 2019-03-16일 -


자리를 펴고

홍차와 커피를 내려

한적함을 즐긴다

좌측, 가로등 불빛이 가로로 이어져 있는 곳이 선유도 해수욕장

우측 아래가 장자도 야경이다

낮과 밤의 풍광이 사뭇 다른 느낌이다

높지 않은 산이니

고요와 소란이

바다처럼 들고난다

일행이 준비해온 불고기로 저녁을 먹고

야경을 바라보며 수다를 떤다

간간히 바닷가에서 폭죽이 터지고

우리는 산이야기

사진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섬

산등성이에서

오랜만의 게으름에 만족해한다




- 여기부터 2019-03-17일 -

- 대장도에서 바라 본 일출 -


누군가

이곳에서 사진을 담고 있는 나를 봤다면

나는 어떤모습일까

바람이나 구름 또는 나무나 풀처럼

산의 일부로 보일까

아니면

대각산- 사진 왼쪽 앞 산 (망주봉) 의 뒤  약간 오른 쪽 삼각형 봉우리-정상의 철재 전망대처럼

생뚱맞아 보일까

문득

근 40년 가까이 산을 다니면서

나는 얼마나 산에 닮아져 있는지

산의 일부가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바닥이 조금 울퉁불퉁해서

서너번 잠에서 깼는데

일행은 산에 올때마다 잠을 너무 잘 잔다고 투덜거린다

-본인은 뒤척이느라 자주 깬다고-

날이 밝았는데도 침낭 속에서 뭉기적거리다

침낭커버 헤드사이로 고개만 빼꼼 내밀고

날씨상태를 살폈다

연무가 끼어 조금 뿌였지만

그래도 여명 색이

동쪽하늘에 연하게 물들었다

밤새 채워진 방광도 비워야해서

침낭에서 빠져나왔다

밤새 이슬이 많이 내려

침낭커버는 물기로 가득했고

침낭도 일부는 눅눅했다

-방수, 투습기능이 있는 고가의 원단을 사용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완벽한 투습은 되지 않는다-

카메라를 들고

벼랑에 서서

선유도해수욕장 뒷편 산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경을 몇컷 담았다

고산의 일출과는

기대도 감흥도 덜하지만

온몸의 세포를 열고

오랜만에 맑은

-미세먼지 좋음- 

태양의 빛과

아침산의 공기와

잔잔한 바다의 냄새를

받아들였다






모닝커피를 드립하고

늘 그렇듯

빵과 약간의 과일로

아침을 해결한다

아침 음악은 조용한 클레식~

그러고 보니 어제 노점에서 사온 튀밥은

10/1도 못먹었네~~~





타프와 침낭커버,침낭을 볕이 잘드는 바위 위에 일광욕을 시키면서

태양 빛에

색이 빠져

낡아보이는 바다를 별 생각없이 바라본다

  







해안의 선과

부교

그리고 들고 나는 배와

그 배가 바다 위에 그려내는

 -금새 지워지지만-

포말의 곡선,

해안가에 옹기종기 지어진

제각각 색을 입힌 집들을

해발 140여 미터의

산마루터기에 앉아

내려다보면

하나의 선으로

끊김없이 이어져 있고

그 자연과 사물들-인위적 구조물-의 조화와 균형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편안하기 그지없는 풍광이다

-멀리서 보면 작은 허물들(쓰레기 같은 것들)은 보이지 않으니-












한참을 그렇게

나태의 행복을 누리다

배낭을 챙겨 내려왔다


나오는 길에

들어올 때 언뜻 봐뒀던 선유1리 마을로 들어가

선착장에 주차하고

원점회귀가 되는 바닷가 데크길을 한바퀴 돌았다

해안가는 침식되어 가는 작은 주상절리 형태의 바위들로

둘러쌓여 있고

곳곳에 산자고가 바다를 배경으로 피어있다

바다에는

주식섬,장구도 등 섬들이 떠있고

선유봉도(111m) 이 솟아있다




-주상절리 형태의 바닷가 바위들-


구불길8길은 총연장21.2km로

A코스 11.4km

B코스 9.8km로 길이 나 있고

중간중간 가보고 싶은 곳만 돌아 볼 수도 있다


경관이 수려한 반면

해양쓰레기와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곳곳에 쌓여 있어

일부구간은 시선이 불편하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백패킹지이고

적당한 트레킹도 가능해서

가족동반도 충분해 보이는 곳이다



나태가 갖어다 준 1박2일 동안의 행복충만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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