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만나는 녀석이지만
땅에 드러눕거나
옹색한 자세를 해야 담을 수 있어서
그냥 지나치는 녀석이다
만날 녀석이 있어서
섬에 들어가려다 날씨 때문에 포기하고
동네에서
홀로 탐사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적당한 높이의 녀석을 만났다
몇 컷 그냥 담다가
삼각대를 폈다
녀석은
빛이 찿아오면
붉어졌고
바람이 떠나면
흔들리다 멈추었다
고정된 카메라에
눈을 대고
기다렸다
바람이
이별처럼 떠나면
흔들림을 멈추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그 순간
빛의 緣이 녀석에게
찾아와 붉어지는 찰라를.
길지 않은 시간
속에
들어 오고
나감이 반복 되었지만
꽃은 흔들리다
항상 제자리에 서 있다
기다림,
그 끝에
붉어진 빛을
프레임 속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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