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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에는/알피니즘의 요람 알프스

마터호른 - 2

by akwoo 2017. 9. 1.

 

 

 

 

 

 

 

 

 

 

 

 

 

 

 

 

 

 

 

 

 

 

 

 

 

 

 

 

 

 

 

 

 

 

 

 

 

 

 

 

 

 

 

 

 

 

 

 

 

 

 

 

 

 

 

 

 

 

 

 

 

 

 

 

 

 

 

 

 

 

 

 

 

 

 

 

 

 

 

 

 

 

(마터호른 등반과 하산)

 

 

정상등정은 실패로 끝났다

솔베이 산장에서 기상악화로

하산했다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었다

하산하면서 부터

낙뢰와 우박, 비가 내렸다

그이 후로 원정이 끝날 때까지 날씨가 좋지 않았으니

만약 솔베이 산장에 남아 있었다면

며칠간 조난당해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것이다.

 

돌아와서 냉철하게 등반과 여행의 과정을 돌아보니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점을

여과 없이 다 쓸 수는 없지만

대장으로서

또 대원의 일원으로서 간단하게라도 언급해보면

 

여러 정보를 수집하여 계획을 세웠지만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보니 계획에 몇가지 오류가 있었다

 

그 첫 번째는 배낭무게.

솔베이에서 1박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등반장비와 식량

숙박장비, 식수를 포함하니

배낭 무게가 거의 20kg에 달했다

이 무게로는 등반 불가다

솔베이에서 1박 하더라도

최소한의 행동식과

식수만 가져가야 한다

 

두 번째는 자일,

10mm정도의

60m40m를 안자일렌으로 사용했는데

무겁고 불편했다

8mm짜리 30m면 충분하다

길을 제대로 찾으면

20m이상 하강해야 할 곳은 없다

정 불안하면 5mm짜리 30m를 가져가 회수용으로 쓰면 된다

 

세 번째는 등산화,

멀티용 빙벽화를 썼는데

국내에서 수 차례 암벽과 릿지에서 훈련 했음에도

너무 투박해서 바윗길에서 등반과 하산에 많이 불편했다

솔베이까지는 릿지화가 더 편하지만

빙벽화를 베낭에 넣어가는 것도 무게다

크램폰 착용이 가능한 것 중에 가장 경량화된 등산화가 좋다

 

네 번째는 산장예약,

결과적으로 우리팀은 산장 예약으로 인하여 문제는 없었지만

예약을 하게 되면

일정이 휙스되어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대안이 없다는 것.

브라이트 호른에서 고소 적응을 끝낸 후

하루쯤 쉬고

째르마트에서 첫 곤도라로

출발하여 한 번에 솔베이까지 올라가고

다음날 정상등정 후 하산하는 것이

산장예약에 따른 비용(1인당 20만원)부담을 줄이고

날씨에 탄력적으로 대응 할 수 있다

산장 예약을 했을 경우

새벽4시 출발로 되어 있지만

보다 일찍 출발하여

정상을 찍고 오전 중에 솔베이산장까지 돌아와야 한다

오후 부터는 거의 모든 설산이 그렇듯 날씨가 나빠진다.

 

우리팀은

인천공항에서 탑승 후 이륙이 7시간이나 딜레이 되면서

환승문제, 렌트카 문제 등

등반 외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시작부터 정신적 스트레스가 대원들 컨디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외에도

대원들간의 소소한 심리적 갈등이나

현지 적응의 미숙함 같은

몇 가지 아쉬운 것들이 있지만

그것은

대장의 리더십 부재가 가장 큰 요인이니

스스로 반성하면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어떻게 했어야

좋았을까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추억이 되면

서운함이나 아쉬움 보다

즐거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날씨 때문에 한 두 곳이라도 트레킹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지만

느긋하게 즐겼고

등반과정과

팀운영에 관한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으며

스스로를 관찰해 보는 기회였다

 

또 하나는

엘브르즈에 이어

이번에도 고소반응이 3일째에 왔다는 것이다

첫날 브라이트 호른에서

4천까지 몸이 조금 무거웠지만 큰 문제가 없었고

둘째 날 32백의 훼른리 산장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세째 날 솔베이로 오르는 중에

38백 쯤 부터 고소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구토가 증세에

근육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32백의 훼른리로 내려오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간 고산등반에서의 증상에 대하여 고민한 결과

근육양이 부족해서 이거나

고소반응이 늦게 일어나는 체질일 것이라는 결론이다

 

대원들도

아쉬운 것들이 있었겠지만

작은 무엇인가라도 얻어지는 시간이었길 바라고

나름대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15일 동안 같이 해준 대원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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