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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아라계곡(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삼의악오름(세미오름,세미양오름)

by akwoo 2021. 7. 14.

6 - 9

4일차

바농오름 - 물영아리오름(잠시 들림) - 관음사 - 아라 계곡 - 삼의악오름 - 관음사

 

관음사 주차장 화장실 앞에 있는 탐방로 안내판

 

 

 

안내판 뒷 쪽에 있는 또 다른 표지판 , 이 표지판 쪽으로 진행해야 탐방로가 나온다

 

 

 

주장에서 관음사 쪽 ㅁ모못모스습습. ㅇ이익이기길길을 따라 가면 관음사다

 

 

 

관음사 주차장 탐방안내판 오른 쪽으로 좁은 길을 따라 5분여 걸으면 탐방로 진행 표지판이 나타난다.

 

 

 

 

 

 

 

 

 

 

 

 

 

 

 

 

 

 

 

 

 

 

 

 

좁은 길 양옆으로 산수국 많이 보인다

 

 

 

 

 

 

칼다리 폭포. 물이 없어서 볼품없다.

 

 

 

 

 

 

 

 

 

 

 

 

 

 

 

 

 

 

아라 탐방로에서 삼의악오름 가는 길은 수국길이다.

 

 

 

삼의악오름 오르는 길에 만나는 초지(고사리 밭)

 

 

 

초지를 지나 삼의악오름으로 진입하면 초입은 완만하다

 

 

 

삼의악 샘. 오름에 샘이이어서 세미오름 또는 세미양오름으로도 불린다.

 

 

 

야자메트가 깔려 있어 편한 길이다

 

 

 

삼의악오름 능선에서 바라본 제주시

 

 

 

오름 능선상에 있는 데크

 

 

 

삼의악오름의 소나무 숲

 

 

오늘 일정은 아라계곡 탐사다

예전부터 제주의 계곡과 물길을 따라 가보고 싶었는데

꽃 사진과 오름 백패킹에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바농오름에서 나와 불쑥 영아리난초를 보고 싶어서

물영아리오름을 들렀다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해서인지

3일 만에 용변을 해결했다

 

물영아리오름은 바농오름과 달리 안개가 자욱했다

영아리난초는 성냥골만 해서 렌턴을 준비하고

105mm 마크로 렌즈만 끼워서 자생지로 향했다

물영아리오름은  4번 정도 왔던 곳인데

진입로에서 20여 미터를 진행하자 길이 낯설게 느껴졌다

길은 하나인데

이리저리 잠시 헤매다 자생지에 도착했다

갈수록 기억이 왜곡되니 이제는 내 기억들을 믿지 못하게 됐다

 

랜턴을 켜고 조심조심 한참을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편백나무 사이로 안개가 든 숲은 사뭇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탐방객들이 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까지

숲의 분위에 스며들어 자연과 일체가 되는 듯 보였다

나무 사이로 삐죽 고개를 내민 산수국을 몇 컷 담고 돌아 나와 관음사로 향했다

 

 

관음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트레킹 준비를 했다

안내판은 주차장 화장실 쪽에 있었다

안내판에는 탐방로 루트가 그려져 있는데 진입로 표시나 방향 표기가 없어서

트레킹 앱인 '산길샘'을 켜서 방향을 가늠해 봤는데

풀밭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몇 미터 가자 '지게의 길'이라는 표지판이 나와

이 길이 맞는지 헷갈렸다

주변에 쉬고 있는 로컬들에게 물어봤지만 그런 길은 알지 못한단다

돌아 나와 관음사 방향으로 가서 길을 찾아봤지만 확실하지 않아서

다시 처음 진입했던 '지게의 길' 쪽으로 진입하여 150여 미터를 가자

탐방로 안내판이 나왔다

좀 더 진행 하여 계곡에서 쉬고 있는 탐방객에게 길을 물으니 이 길이 맞다고 한다

 

 

내 발바닥에서는 꿀이 솟아난다

 

어렵지 않은 길이라 샌들을 신고 시작했는데

탐방 5분도 되지 않아

갑자기 발바닥이 가시에 찔린 듯 따끔하다

놀라서 샌들을 벗어 보니

꿀벌 한 마리가 발바닥 밑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가시에 찔린 것 같은 통증은 꿀벌에 쏘인 것이다

발바닥이 얼얼하면서 통증이 제법 있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헛웃음이 나왔다

발등도 아니고

신발과 발바닥 사이의 그 좁은 공간으로

그것도 걷고 있는 상태에서

벌이 발바닥을 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로또 당첨보다도 더 어려운 확률이 아닐까 싶어서

혼자 실실거리며 웃었다

욘석은 왜 발바닥에 들어와서 객사를 한 걸까

내 발바닥에 꿀이라도 솟아나는 걸까? ㅋㅋ

발을 디딜 때마다 통증이 전해 왔지만

그냥 걷기로 했다

 

 

무념의 길을 걷는다는 것

 

산수국이 핀 길을 걷고 싶었다

천아계곡과 아라계곡 그리고 족은노꼬메 숲길은

이번 여행에서 산수국을 만나려던 코스였다

탐방로 내내 길 양쪽이 수국으로 채워져 있었지만 시기가 일러

핀 꽃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

걷다 보면 생각이 끊임없이 꼬리를 물 때가 있고

사소한(?)  - 꽃, 풀, 바람, 소리, 비, 빛 같은 - 것들에 감정이 오버랩되어

연신 감탄사를 내기도 한다

 

총 거리 6km

소요시간 2시간 15분

평균 속도 2.8km

데이터가 말해주듯

느긋하게 걷는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생각이 정지됐다

일체의 감정도 감흥도 불편함도 느껴지지 않는

무념의 상태로 걷는다

이런 무념의 상태가 낯설지만 깨달음을 얻은 듯

편안했다

 

늘 걷지만

길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이처럼

새로운 시공간으로

몸과 마음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삼의악오름은 수국의 길이다.

 

잠깐씩 깨어날 때마다 기록용 사진을 찍으며 걸었다

길은 종종 갈림길이 나타나곤 했지만

어느 길이든 하나로 만났다

50여분 걷자 삼의악오름 표지판이 있는 세갈레 길이 나왔다

좌측은 신비의 도로로 나가는 길 우측은 삼의악오름으로 가는 길이다

삼의악오름으로 가는 길은 제법 넓은 완만한 길이다

길 양옆으로 빈틈없이 수국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어

꽃이 다 폈다면

꽃밭을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수국길은 10분 동안 지속되다

초지처럼 생긴 고사리 평원을 만난다

고사리 평원 왼쪽 가장자리를 따라 잠시 걸으면 삼의악 굼부리로 가는 길목이다

 굼부리로 오르는 길은 야자메트가 깔려있고

완만해서 오르기 쉽다

능선에 오르면 데크와 정자가 있고

북쪽 방향의 제주시 조망이 좋다

굼부리 능선은 짧아서 잠깐이면 돌아볼 수 있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 내려가면

신비의 도로와 만난다

신비의 도로로 나와 관음사까지는 1.5km로

차량 통행도 많지 않아서 걷기로 했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30도가 나가는 습기 많은 날 아스팔트길을 걷는다는 것은

숲길을 걷는 것과 다르다

11시 30분에 걷기 시작해서 2시가 넘었으니 갈증이 나고 배도 고프다

 

 

길을 잃어도 급하지 않다

 

제주여행 4일째인데

디테일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대략적인 숙박지만 정해두고 와서

그때그때 검색을 통하여 갈 곳을 정했다

노안으로 모바일폰을 보는 것도 쉽지 않아서

자세한 정보를 검색하지 않고 대력적인 정보만으로 길을 찾다 보니

길을 헤매기 일쑤다

본래 '길을 잃어야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나이를 먹어서일까?

계획이 느슨해서?

길을 잃거나 헤매어도 전혀 낯설거나 조급해지지 않는다

 

점심은 때를 훌쩍 넘겨서

지인이 추전해 준 '트라인 카페"에서

아포카토라는 아이스크림으로 대신했다

 

내일은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어 호텔을 예약하고

씻기로 했다

 

 

## 코스는 들머리를 어디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관음사에서 할 수도 있고

산천단에서 할 수도 있다

제주 경찰교육센터 쪽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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