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10-09 트레킹 1일 차 -
라메찹 공항(11:43)헬리콥터 - (12:15)수르키(14:09) - (18:45) 팍딩
수르키 고도 : 2,290m
팍딩고도 : 2,610m
거리 : 9.2km
걸음수 : 18,000보
소요시간 : 4시간 34분
날씨 : 는개 내림
우여곡절 끝에 헬기에 탑승했다.
작은 헬기여서 다 타지 못하고 한대에 5명씩 탔다.
대원 8명, 가이드, 쿡 포함 총 10명이 라메찹에서 헬기로 들어가고
나머지 스텝은 현지에서 합류했다.
라메찹 공항 인근에서 2일 동안 할 일 없이 기다리며 서성대는 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날씨야 하늘의 뜻이지만
네팔 정부가 차관이라도 들여서 루클라까지 도로를 개설하면 간단한 일이다.
일자리가 없어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관광객이나 여행가,
알피니스트들도 훨씬 더 많아질 것인데
그곳의 정치상황은 후진국들의 전형을 보여주듯 국민의 삶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 보인다.
국민들도 잘못된 정치에 저항해서 정치를 바꿔야 하는데
그럴 여력조차 없어 보였다.
남의 나라 정치상황까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아름다우면서 경이로웠다.
살아가기 위해 산 능선이나 경사지를 개간하여 만든 계단식 농경지와
그 농경지 사이에 지어진 주택들을 바라보면
작은 농경지들을 켜켜이 쌓아둔 듯
집단이 만들어낸 선과 면의
자유로운 형태는 아름다웠다.
동력 없이 인간의 힘만으로 그런 거대한 삶의 터전을 일구어낸 의지에 경이로운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 비탈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에 대한 측은함도 함께 떠올랐다.
헬기의 작은 창문 사이에 카메라를 대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창문에 가려서 프레임의 이곳저곳이 걸렸지만
헬기 조종을 방해할 수는 없어서
그냥 무시하고 찍었다.
이륙 35분 만에 수르키(surke)헬기 착륙장에 도착했다.
잔뜩 흐리고 촉촉하게 젖은 헬기장 레스토랑 앞에
많은 트레커들이 모여 있었다.
카고백은 비닐로 싸서 마부 2명이 좁교 4마리에 실어 나르고
쿡과 키친 보이가 4명 그리고 가이드와 보조 가이드까지 스텝이 8명으로 구성되어
대원들 포함하면 총 16명이 여정을 같이한다.
헬기장 바로 위 롯지에서 쿡이 라면을 끓여줬다.
점심이다.
이틀간 기다림과 네팔 식단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는데 라면은
컨디션을 올리는데 아주 좋았다.
2시 조금 넘어 드디어 트레킹을 시작했다.
는개가 내려서 배낭 커버를 씌워야 했다.
당초 계획대로 루클라(2,850m)에 내렸으면 팍딩(2,610m)까지 고도를 조금 낮추는 길인데
수르키는 고도가 루클라보다 560m 낮은 2,290m여서 팍딩까지 고도를 320m 올려야 하는 길이다.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돌계단으로 된 오르막은 부담스럽다.
힘든 것도 있지만 그보다 무릎에 영향을 줘서
이미 무릎 연골 일부가 파손된 나 같은 경우는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비는 내렸다 그쳤다 했는데 날씨는 맑아지지 않았다.
그래도 장대비가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1박 2일의 비행과 카트만두~라메찹 이동
그리고 라메찹에서 다시 1박 2일 동안의 기다림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져서 몸이 무거웠다.
천천히 걸으며 작은 마을 두세 곳을 지나고 규모가 큰 마을 한 곳을 지나왔다.
다시 30분쯤 더 걷자
루클라와 수르키에서 오는 길이 만나는
쳅룽(chheplung) 마을이 나왔다.
쳅룽은 루클라에서 출발하여 팍딩가는 내리막 길에서
금방 만나게 되는 가까운 곳이지만
수르키에서는 거리도 멀지만
고도를 높이며 걸어야 해서 2시간 30분 이 걸렸다.
마을에는 새로 지은듯한 깔끔한 롯지들이 보였고
중간지점에 작은 초르텐과 타르초,
마을 끝에 마니차가 보였다.
쿰부 히말라야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오래전 티베트에서 넘어와 살고 있는 티베트계 인종이 많아서
대부분의 마을마다 티베트 불교의 유적을 만날 수 있다.
중간에 잠깐씩 쉬었지만 날도 흐리고 컨디션 회복도 되지 않아서 모두 힘들어했다.
두세 개의 마을 더 지나고 어두워져서야 팍딩에 도착했다.
마지막 20분 정도는 렌턴을 켜고 걸었다.
수르키에서 팍딩까지 4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오늘의 숙소는 칼라파트라 롯지다.
들어가 잠시 쉬고 있는데 먼저 도착한 쿡이 저녁식사를 만들어 왔다.
메뉴는 수육과 양배추다.
탁월한 선택이라고 다들 한 마디씩 했다.
적응 중인 몸에 활력을 줄 수 있는 한식이다.
걷는 것도 타고나면 좋다.
단단한 뼈와 근육질의 몸 그리고 지치지 않는 심폐까지
유전으로 물려받았다면
약간의 연습만으로 트레킹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체계적인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무산소 근력운동, 특히 잘 걷기 위해서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물론 코어 근육도 중요하다.
그리고 빠른 걷기나 등산을 통하여
오르는 것과 내려오는 것에 대한 기억을 심어주고
고산에서 심박수가 빠르게 정상 수치로 회복될 수 있도록
훈련 때마다 마지막 운동으로 100m 달리기를 3~4회씩 하는 것도 좋다.
달릴 수 없다면 심박수가 분당 130회 이상 나올 수 있는 빠른 걷기를 해도 된다.
그렇게 훈련을 하고 떠나면 고산에서 산소 포화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쉴 때마다 심폐 기능이 빠르게 안정을 찾게 된다.
첫날부터 컨디션이 좋을 리 없다.
이틀 정도 걸어야 몸이 익숙해져 걷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컨디션이 회복되는 동안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천천히 적응하면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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