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10-10 트레킹 2일 차 -
팍딩(07:06) - 톡톡 마을 - 몬조 - (10:38)조르살레 <런치>(11:58) - (15:08) 남체
팍딩 고도 : 2,610m
남체 고도 : 3,440m
거리 : 11km
걸음 : 18,900보
소요시간 : 8시간
날씨 : 이슬비, 는개 내림
커피를 내려 마시고(가스를 구하지 못해 드립백으로)
카고백을 정리해서 패킹을 마친 뒤
이른 아침 식사를 했다.
트레킹 동안 이 루틴이 적용됐다.
대부분 짐이 먼저 출발해야 해서 식사 후 커피를 마실 시간이 없었다.
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지만
점심 식사도 조리를 하다 보니
스텝들의 계획된 시간을 따라서 움직였다.
비가 내렸다.
오버 트라우져와 판초 우의를 입고 출발했다.
어제는 밤에 도착해서 보지 못했는데
팍딩을 지나가면서 보니 규모가 제법 컸다.
베이커리 카페부터 레스토랑, 바도 있었다.
팍딩의 중심지를 지나
네팔어로 우유의 강이라는 두드코시 강(dudh koshi nadi)을 건너자
새로 조성된 듯한 롯지들과 리조트가 보였다.
이곳의 롯지들과 리조트는 규모가 크고
시설도 깨끗했다.
특히 세르파 샹그리나 리조트는 규모가 굉장히 컸는데
독일 자본이 들어와 투자한 듯 독일과 네팔 국기가 나란히 표시되어 있었다.
팍딩에서 출발하여 퍼밋을 발급받아야 하는 톡톡 마을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우리는 40분 정도 소요됐다.
퍼밋을 받고
다시 완만한 경사의 트레일을 업다운하며 2시간을 걸어
2,835m의 몬조에서 퍼밋을 또 받았다.
11월이 시즌이기는 하지만
루클라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없어서 다행히 한가 했다.
그렇지 않으면 퍼밋 받는데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한다.
몬조까지 가는 길은 급한 오르막이 없다
팍딩에서 몬조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됐는데
고도차가 220m 정도여서 업 다운이 심하지 않았고
산의 발목에서 느리게 고도를 올려
무릎 정도까지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방이 거의 닫혀있고
하늘만 열려 있는 계곡을 걸을 때는
비가 내리는 날 걷는 것도 괜찮다.
시원한 조망권이 사라진 대신
차분하게
구름이 바로 곁에서 만들어지고 움직여
환경이 변하는 것을 바라보며 걷는 것도 좋다.
걷는 동안
는개나 이슬비가 계속 내렸다.
산마다 구름이 몰려들어 조망은 좋지 않았지만
폭우가 내리는 것은 아니어서 걷는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몬조에서 20분을 걸어 조르살레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하고 느긋하게 쉬면서 점심을 먹었다.
팍딩에서 출발하여 조르살레까지는 경사가 심한 어려운 길이 아니라
컨디션을 조절하기 좋은 길이다.
점심 식사 후 일정은 라르자 도반을 거쳐 남체까지다.
2,740m의 조르살레에서 3,440m의 남체까지 거리는 6km가 안되는데
고도를 700m 올려야 해서 힘든 구간이다.
쿰부 히말라야의 계곡은 깊고 거칠다.
빙하가 녹은 물은 우윳 빛을 띠고 천둥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이 두드코시 강은 고교 위로 이어져 고줌바 빙하와 만난다.
곧, 고줌바 빙하로 부터 흘러 내려오는 강이다.
우리는 이 강을 가까이 때로는 멀리 두고 거슬러 올라
고교에서 고줌바 빙하와 함께 만나게 될 것이다.
2007년 로부체 등반을 위한 카라반 도중 이곳을 지났을 것인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
다만 아래 사진의 출렁다리는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이 다리를 건너 강을 따라 업다운이 없는 길을 20여분 걸으면 라르자도반이라는 곳으로
트레커들이 기념 사진을 찍을 때 멋진 배경이 되어 주는 두 개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를 오르기 전
우리도 이곳에서 단체사진과 개인 사진을 찍었다.
다리의 높이도 높지만 두 개의 다리가 이색적이기도 하고
다리 뒤의 절벽과도 잘 어울려서
이곳이 왜 트레커들의 포토존인지 충분히 짐작할만했다.
오전 일정 중 팍딩을 조금 지나면서 6'618m의 탐세루크를 멀리서나마 보았어야 하는데
날이 계속 흐려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히말라야 트레킹이 처음인 대원이 셋이나 있어
설산을 보면 히말라야에 왔다는 것을 실감하고
걸음이 가벼워질 텐데 하늘의 뜻을 어찌하겠는가?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됐다.
급한 경사의 오르막을 40분 정도 오르자 톱단다(Topdanda)라는 쉼터가 나왔다.
화장실이 있어서 트레커들이 쉬고 가는 곳이다.
몇 분의 로컬들이 과일과 음료수를 팔아서 인사차 음료수 몇 병을 사서 마셨다.
톱단다(Topdanda)부터는 오르막 경사가 조금 누그러들었지만
그래도 가야 할 길이 만만치는 않았다.
그렇게 오르고 쉬 고를 몇 차례 반복하며
남체 바자르에 도착했다.
힘들었다.
날씨도 좋지 않았지만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경사가 심한 오르막은
카메라도 꺼내지 않았을 정도로 힘에 부쳤다.
(나는 일정 중 이날이 가장 힘들었고 다음 날부터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남체는 2007년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마을로 바뀌었다.
고층 건물(4~5층)들도 눈에 보였고 상가들도 다양하고 말끔하게 바뀌었다.
네팔 대지진 후에 많은 건물이 새로 지어졌고 현지인보다 외국 자본이 들어와
새로운 상가와 레스토랑, 롯지들이 많이 생겼다.
남체 바자르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이곳 출신 여성 산악인 '펨바 도마 세르파'의 흉상이 자리 잡고 있다.
네팔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북면으로 등정에 성공한 인물이다.
루클라에 있는 네팔 최초 여성 에베레스트 등정자 '빠상 라무'와는 또 다른 여성이다.
두 여성 모두 티베트계 사람이다.
사진을 몇 컷 찍고
화려한 상가와 장비점을 지나 마을 중간 높이에 있는 사쿠라 케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이곳이 우리가 오늘 묵을 숙소다.
방에 화장실이 딸려 있었지만 샤워기는 고장 나 있었다.
방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이선배와 내가 같이 쓴다.
진경이와 이선배가 짐을 내려두고 가스를 사러 아래로 내려갔다 왔다.
다녀와서 둘 다 엄청 힘들어한다.
방에서 커피를 내렸다.
대원 모두 초청해서 한잔씩 마셨다.
비 오는 날 어렵고 힘든 구간을 무사히 지나왔다.
눅눅한 방안에 커피 향이 는개처럼 퍼져 떠돌았다.
'22 고교리「Gokyo peak」Trekking - #4(트레킹 3일 차)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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