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이야기

12cut 2014 - mountain 3

by akwoo 2014. 11. 26.

 사진은 빛과

주제와 부제

그리고 구도에 의하여 평가 된다.

 

완벽한 구도에 완벽한 상황에서 냉철한 판단으로 담은 사진을

사람에 비유하면

이목구비가 뚜렷한 조각미인이다.

 

구도와 상황

그리고 사진의 정석에 필요한 그 무엇인가가 조금 부족한 듯 하지만

특별한 느낌이나 스토리가 담긴 사진은

미인은 아니지만

매력있는 사람

또는

멋진 이미지를 가진 느낌있는 사람이다.

 

사진적 테크닉은 사진의 질을 좌우한다.

하지만 사진은, 특히 야생화 같은 정적인 그림이 아닌 순식간에 환경이 변하는 산악사진은

 찰라를 잡아내는 작업이며

그 찰라 속에 작가의 의도가

또는 의식하지 못한 그 어떤 것이 담긴다.

그 순간을 잡아내는 것은

사진가의 안목,

느낌을 찾아내는 감성,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직관력에 의해서다.

 

그래서 사진은 테크닉만으로 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구름이 낮게 깔리고 흔들림 없는 잔잔한 풍경이 주는 느낌과

구름이 요동치는 듯한 상황은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삼각대를 설치해도 사진이 흔들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부는 날 이었다.

덕분에 산과 산의 그 깊은 골로 스며든 바람에 의하여 구름이 성난 파도처럼 흘렀다.

나는 그 구름의 역동성이 주는 다양한 표정을 좋아한다.

사진을 담는 두사람이 오히려 멋진 부제가 되어줬고

반야와 노고 사이 능선으로 넘실대는 구름이 힘있는 사진을 만들었다.

 

 

 

대둔산의 가을 아침이다.

장군봉 포인트 바로 윗 쪽에서 담았다.

막 해가 뜨면서 단풍의 색이 살아났고

바위가 섞여있어 왼쪽에서 오른 쪽으로 흐르는 산의 능선에 힘이 생겼다.

누군가는 앞쪽 산 능선을 답답해 했지만

오히려 그 산의 흐름으로 음영이 분명해 졌고

옅게 깔린 구름으로 믿믿해질 사진에 균형을 맞춰줬다.

박무가 심해서 단풍의 색이 탁해 보이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민스럽던 사진이다.

선운사 앞 도솔천의 풍경.

누군가의 대담한 연출로 빛내림이 만들어졌다.

절정의 단풍들이 한줄기 바람에 비처럼 떨어졌다.

그 찰라가 주는 분위기는

연출된 순간을 잊을 정도로 가슴을 흔들었다.

 

 

오랜만에 찾은 마이산이 보이는 부귀산포인트

아래 쪽  마을정자에서 비박 후 드립해서 커피 한잔 마시고 올라 담은 사진이다.

새벽에는 구름이 없다가 일출이 가까워 질수록 구름이 스며들었다.

여러 컷의 사진 중 이 순간의 빛이 가장 맑아

옅은 구름이 밝게 빛났고

멀리 마이산이 귀 쫑긋 세우고 내게 말을 건네왔다.

 

 

 

'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cut 2014 - wildflower 2  (0) 2014.12.04
12cut 2014 - wildflower 1  (0) 2014.12.02
12cut 2014 - mountain 2  (0) 2014.11.25
빼기의 미학.....압축미  (0) 2014.11.03
단, 한장의 사진  (0) 2014.10.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