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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

12cut 2014 - wildflower 1

by akwoo 2014. 12. 2.

산을 오랫동안 다니며

문득 등반에 대한 사유만 했지

등반의 대상지인 산에 대하여 너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 둘 꽃이름을 외워가며

야생화를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야생화를 담는다는 것은

산의 속살을 관음하는 것이다.

 

 

전북 고창의 작은 숲은 잔뜩 흐려 칙칙했다. 

분홍의 색은 그 칙칙한 숲에서도 돋보였다.

해마다 찾는 곳이지만 사람이 찾지 않는 이 숲이

누군가 정리해둔 것 같이 주변이 깨끗했다.

스토로브 2개를 좌우 측광으로 설치하고

14mm 단랜즈로 최대한 꽃을 부각하여

꽃다발 한아름 선물 받는 기분으로 셔터를 눌렀다.

분홍과 초록의 색이 생생하게 살아나

숲이 환해졌다.

 

 

 

 

 

 

4월 어느 날 모 야생화모임에 참석했다가 만났다.

 

4월 초, 나목의 숲에 홀로 꽃을 피운 모습에 순간적으로 심장이 먿는 것 같은 감동을 느꼈다.

빛도, 몽환적인 안개도 없는

평범한 사진일 수 있지만

그 비어있는 듯한 숲과

연분홍 진달래의 만남은 설명할 수 없는 느낌으로 남아있다.

전시회 출품작으로 냈더니

누군가 '왜? '라고 묻더라.

나만의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까....

 

 

 

 

지리산 뱀사골 계곡

물가에서 살아 수달래라고 불리는 녀석.

홀로 계곡을 더듬다

물가에 서서 

초록 치마에 분홍고깔을 쓰고 긴소매 펄럭이며

바람의 음율에 승무를 추던 녀석을 만났다.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는 조지훈의 '승무' 한구절 생각났다.

 

 

 

석곡(내셔날지오그래픽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수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클라이머의 위태로운 몸짓에는

欲이라는

象이 존재한다

수직벽에 존재하며 홀로 강건한 석곡의 모습에서

클라이머의 순결한 오름짓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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