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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고 들여다보는 奚囊 속에

지리

by akwoo 2015. 8. 18.

 

 

8-14

 

잠시 心亂하여 산으로 나섰다.

하루 휴가를 내고 싶었는데 일이 생겨 늦은 시간 지리로 출발했다.

밤길을 오르는 동안

구름이 나와 산을 넘나들어

온통 젖었다. 

1시를 넘어 도착한 지리는 평온했다.

별이 가득했고

은하가 높게 머리 위를 지나갔다.

별똥별이 많이 떨어지는 날이라는 뉴스처럼

별똥별이 종종

짧은 포물선을 그리며

찰라에 사라졌다.

찰라에......

 

잠시

그렇게

산정에서 머물렀다.

 산의 공간은

비어있는 듯 채워져 있었고

차있는 듯 비어 있었다.

그 시공 속에

홀로 서있다는 것은

내게 씌워진 모든 것을 벗어 버리고 알몸이 된다는 의미다.

아픔이 빨갓게 들어나고

흐릿한 상처들이 선명해졌다.

그리움이 보다 분명해지고

깊게 감추어진 부끄러웠던 시간들도 깨어났다.

차마 말하지 못했던

거짓들도

별 빛처럼 총총해졌다.

그렇게

내 모든 허물과 거짓과 진실의 민낮들이

지리의 주능에 파노라마로 펼쳐졌지만

조금도 쑥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

 

밤에 시도해보고 싶었던 사진작업을 포기하고

아침을 맞았다.

쉬는 날이라 그런지 많은 사진가들로 아침이 부산스러웠다.

일기예보로 예상했듯 아침 상황은 특별하지 않았다.

몇 컷 담고 수선스러움을 피해 비박지로 내려와

커피한잔......

토,일요일 연이틀 계곡등반이 예정되어 있어

서둘러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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