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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내추럴 G1

by akwoo 2016. 2. 2.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다


바람은

오래전 소멸되었고

오묘한 아침 빛의 순간도

이미 지났다

화밸을 조정하지 않고도

눈의 질감과

색이

온전히 표현되는 시간.

빛과 그림자가

분명해지고

돌출과

함몰 또한 분명하다

이 분명한

타이밍에 내가 서있다


아리차는

커피의 나라이자 커피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다.

커피의 제왕

또는

커피의 귀부인이라고 불리며

상큼한 과일향과

풍부한 꽃향이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당초 너무 강한 로스팅으로

아리차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어서

로스터에게 약배전을 요구했더니

이 번에는

그린피가 일부 보이고

연갈색으로 로스팅된 아리차가 배송되었다

맛보다 향을 즐기는 것으로 판단한

로스터의 배려(?)다

분쇄하는데

신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며칠간은 하리오드리퍼로 강한 신맛을 즐겼다

오늘은

산미를 줄이기 위하여

고노드리퍼에 점드립

그리고 97도 정도의 뜨거운 물로

1분30초의 뜸들이기와

1분 30초의 추출시간.


열거한 여러 요인으로

맛과 향에서

산미가 약해진 커피가 내려졌다

하지만

고노드리퍼를 사용했는데도

조금은 가볍다

내 입맛에는

하리오를 이용한 드립보다는 더 좋다

몇 차례 언급했 듯

품종의 본래 성질을 제외하면

로스팅에서 커피맛이 거의 결정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로스팅은 타이밍이라고 한다

몇 초 사이에 커피의 맛과 향이 좌우된다.

다만

드립의 조건을 이용하여

아주 미세한 맛과

향을 조절할 뿐이다.


눈 내린 하얀 산을

걷다가

빛과 그림자가 분명한 순간을 만나 듯

아리차는

싱그러운 산미와

은은한 꽃향이

분명한

유쾌한 커피이다.

 

뜨거운 여름 날

더치커피로 내려 마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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