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의 아침,
여명의 신비로움을 바라보며
구름의
달콤한 허그 속에
커피를 드립 한다.
바윗길의 꼭짓점,
등반을 끝내고
바위틈이나
위태로운 공간에서 옹색한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서서
커피 한잔 마시며
내려다보는 속세는
참 허허롭다.
그 순간
그곳에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커피가
맛과 향이라는
감각이 아니라
心과 魂을
仙界라는 공간 속으로
끌어드리는
마법의 물이 된다.
커피는
비 오는 날 마셔야 제격이다
눅눅한 습기의 분자들에
스며든 커피 향이
공간 속을 떠돌며
여유를 만들고
추억을 끄집어내고
잔잔한 미소를 만들어 낸다
케냐 AA 마이크로랏,
저번 주에 도착한 커피다
다른 때와 달리
더 묵직하고
발란스가 좋다
입안을 감도는 바디감과
고소함.
신맛이 강한 커피인데
느껴지지 않는다
드립이야
거의 비슷하니
정확한 로스팅이 되었다는 것일 것이다
잠시
숲에 들어
비를 담고
커피 한잔 내려
베란다에 앉아 비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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