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직전의 즐거운 모습
추락 후 모두 경직 되었다가
한시간 쯤 지나자 다시 즐거운 시간으로 돌아 왔다
계곡이나
폭포를 오르는 것은
암벽등반 보다
위험요소가 더 많다
난이도는 낮은대신
홀드 자체가 미끄럽고
고정 확보물이 거의 없다
특히 가마불 협곡은
계곡등반이라기 보다
폭포등반에 가갑다
이틀간의 등반 중 두번의 위험이 있었다
옥류동천 등반 중
30여미터 폭포의 곁으로 후배가 먼저 오른 후
줄 하나를 더 깔기 위하여
내가 다시 선등을 해서 올랐다
두개의 줄을 휙스하여
주마나 베이직으로 후등자들을 오르게 하는 시스템이다
내가 도착 했을 때 후배가 앉아 있어서
내 줄을 건내줬다
나도 확보를 해야 하지만
공간이 넉넉하여
확보를 하지 않은 상태로 잠깐 서있었는데
갑자기 앉아있던 후배가 추락하면서
본능적으로 날 잡아챘다
순식간에 후배와 내가
같이 추락했다
워낙 순간에 일어나서
추락하는 것 조차 몰랐을 정도.
다행히 7미터 정도 굴러 떨어지다
중간 턱에 걸려 멈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팔과 왼쪽고관절 부근이 뻐근 했다
나 보다 아래쪽에 있는
후배가 일어나지 못해서
후배를 살폈다
엉치 뼈 쪽의 통증이 심하고
팔이 찢겨서 피가 났다
수건으로 팔을 감싸서 응급처치를 했다
상황을 정리하면
확보지점에 고정 확보물이 없어서
캠을 이용해서 확보를 해야하나
후배가
캠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30여미터를 확보물 설치 없이 올라 몸으로 확보하고 있었고
후등자가
등반시작을 알리지 않고 주마를 밀면서 등반하다가
10미터 오른 지점에서 추락하면서
준비없이 앉아 있던 선등자(확보자)가 딸려 내려간 것이다
둘째 날 가마불 협곡
이 곳은 2피치가 난이도가 쎄다(1, 2번 사진)
선등자가 등반을 마친 후
두 번째 선등자가 오르다 낙석을 떨어트렸다
피치 바로 아래서 등반을 준비 하고 있는데
"낙석"이라는 고함 소리가 들렸다
본능적으로
한발 물러서며 허리를 숙였다
머리 보다 조금 작은 돌덩이가
내가 서 있는 발끝 바로 앞, 체 5센티도 안되는 곳에 떨어져
사선으로 튕겨저 나갔다
모두들
순간적으로
내 머리에 낙석이 떨어지는 줄 알았단다
연 이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생사의 경계를 찰라에 오가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등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왔다
어쩌면
이런 위험은 신의 경고다
좀 더 겸손하라는
그리고
스스로의 존재를 더 깊게 사랑하고
주위를 살피며 살라는.
生도
死도
찰라고
때로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결정된다
이런 생사의 경계를
몇 번씩 경험하면서도
일상의 사소함에
일희일비 하며 사는 것은
아직
산만한 사람이 되지 못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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