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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아름다운 동행

랑탕히말라야 -- climbing 6- 하산

by akwoo 2017. 3. 15.

 

등반은 실패로 끝났다.

실패의 원인은 참으로 많다. 몇 차례의 해외원정등반 성공으로 인한 자만심도 그 중 큰 원인일 것이다.

정보의 부족을 안일하게 넘긴 것과

바쁘다는 핑계로 등반을 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지 못하고도

어렵지 않게 등반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느슨한 정신은 등반가로서 두고두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트레킹을 제외한 해외원정 등반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원정등반 (expedition)이고

다른 하나는 트레킹피크(Trekking Peak)이다.

혹자는 이 둘의 구분을 원정기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20일 이하는 트레킹피크(Trekking Peak), 20일 이상은 원정등반 (expedition)으로 구분한다.

그것은 20일 이상이면 어려운 등반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서 지어지는 구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 구분법은 그리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

필자의 생각은 전체등반일정에서 대상산의 실제 등반일수가 카라반 기간보다 더 많은 경우에는 원정등반 (expedition),

 상하행 카라반 기간이 대상산의 실제 등반보다 더 많은 경우에는 트레킹피크(Trekking Peak)로 생각하는 게 더 합당해 보인다.

트레킹피크(Trekking Peak)란 대부분의 일정이 트레킹이며

그 트레킹 일정 중에 캠프를 1~2개 설치하고 길게 잡아도 4~5일안에 등반을 끝내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번 우리 팀 같은 등반이 전형적인 트레킹피크(Trekking Peak) 등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트레킹 피크라고 하더라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등반일정을 조금은 넉넉히 잡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운 등반이 아니라할 지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또 하나는 일정은 비슷하면서도 트레킹보다 경비가 두 배 이상 든다는 것이 부담스런 요인이다.

 

 

 

랑탕리룽을 뒤로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제 돌아가야 한다.

들어올 때는 샤브로베시에서 출발하여 23일이 걸렸지만 하산은 첫날 라마호텔까지 내려가고

 다음 날 샤브로베시까지 내려가서 점심식사 후 카트만두까지 나가야하는 빠듯한 일정이다.

그래도 트레킹코스의 하산은 쉽다.

경사가 심하지 않으니 무릎에도 부담이 적고 식량도 많이 줄었으니 몸도 가볍다.

 

 

 

동혁이와 나는 말을 타고 하산하기로 했다.

다른 대원들은 말 타는 것이 더 불편하다고 했지만

우리부자에게는 말 타고 내려가는 것이 훨씬 즐겁고 편한 하산수단이었다.

 

 

 

간간히 음료나 야쿠르트, 과자 등을 파는 길가의 상점에서 잠시쉬면서 음료나 맥주,

 야크우유로 발효시킨 야쿠르트를 먹으며 내려갔다.

그런데 몸에 약간의 문제가 생긴 것인지 분명 올라갈 때 지나쳐온 길인데 낯설게 느껴졌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다.

겨우 5~6일 지났을 뿐인데…….이것은 정황상 고소증상이 심하게 왔었다는 것이다.

그간의 고산등반에서는 한 번도 없었던 증상이다.

 

 

 

랑탕마을을 지나쳐 고라타블라에서 점심을 먹었다.

승마트레킹은 고라타블라까지다.

고라타블라에서 라마호텔까지는 경사가 심해져서 걷는 것이 더 편할 것이었다.

라마호텔에는 해가지기 전에 도착했다.

 

 

 

계곡에서 땀을 씻고 양고기로 파티를 했다.

등반대와 모든 스텝이 모여 고기와 술과 음료를 마시며 무사등반을 자축하는 파티가 열렸다.

 모두가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그간의 노고와 인연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내일 아침나절이면 처음 출발했던 샤부르베시에서 등반이 완전히 끝날 것이다.

 

깊어가는 밤,

롯지의 창문너머 저 아득한 하늘에 수많은 사연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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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등반 한지가 2011년 초이니 벌써 6년이 넘었다

그동안 랑탕계곡은 지진으로 인하여

마을이 대부분 사라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지만

무너진 길은  다시 만들어지고 있고

더디지만 마을 또한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다고 한다

같이 등반 했던 리마셀파나

푸리는 이제 그곳에 없지만

또 다른 셀파와 포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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