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토에세이-아름다운 동행

랑탕히말라야 -- climbing3 - 캉친콤파

by akwoo 2017. 1. 18.

 

-우리에게 가능한 모험은 얼마든지 많다. 이것은 등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스스로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다면 지금까지보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면 된다.-

 

 

 

 

권중형의 25년 전 추억을 더듬으며 랑탕마을에서 아침 일찍 랑탕리룽 BC를 다녀오기 위하여 출발했으나

 중간에 돌아와야 했다.

길은 험했고 위험했다. 보조자일을 설치하고 전진했으나 계속 전진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컸다.

길은 급하게 서있었고 길 아래는 아득한 꿈속 같았다.

25년 전 이 마을 사람들은 포터가 되어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이 두려운 길을 지나 랑탕리룽BC까지 어떻게 갈 수 있었을까?

 

 

 

 

 

 

마을 위 랑탕리룽 BC로 가는 등산로에서 내려다본 랑탕마을은

집들을 가운데 두고 돌담으로 구획 지어진 목초지들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었다.

계곡의 틈에 만들어진 마을인데도 협소해 보이지 않았고 불편해 보이지도 않았다.

빛이 내려앉은 마을은 아늑해보였고 부드러웠으며 처음 계곡이 생길 때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조금의 어색함도 없었다.

 

 

 

 

 

결국 랑탕리룽 BC까지의 등반은 실패하고 오후에야 캉친콤파를 향해 출발했다.

랑탕마을에서 캉친콤파까지는 2시간 정도면 충분한 완만한 길이다.

고도는 400m정도 차이가 났다.

여기부터 우리는 승마트래킹을 하기로 했다.

마주는 1인당 50달러를 요구했지만 흥정 끝에 20달러로 비용이 결정되었다.

이곳의 말은 키가 작은 대신 야무진 몽골말과 비슷했다.

승마트래킹은 동혁이가 가장 좋아했다.

2007년에 몽골에서 45일 동안 해본 적이 있어서 어려워하지 않았다.

 

 

 

 

한 사람당 한명의 마부가 고삐를 잡고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갔다.

히말라야의 오지에서 말을 타고 등반을 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며 즐거운 경험이다.

카라반 구간은 대부분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수밖에 없다.

설혹 차량을 이용 할 수 있더라도 고산에서는 걸어야 고소에 순응할 수 있다.

갑자기 고도를 높이면 고소증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자칫하면 심각한 상황 속으로 빠지게 된다.

그런데 승마트레킹은 걷는 것과 속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아 고소 순응에 문제가 없으니

이색경험으로써 뿐 아니라 체력안배에도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캉친콤파는 해발 3,850m에 위치한 랑탕계곡의 끝 마을이며 랑탕리룽, 체르코리, 캉첸포, 나야캉가 등 육칠천 급 설산에 둘러 쌓여있다.

이곳 역시 랑탕마을과 비슷한 목초지가 많은 목장마을이다.

치즈공장이 있고 트래커 위한 롯지가 몇 개 있다.

우리 팀은 호텔 얄라피크에 숙소를 정했다.

나는 고소증으로 두통이 심해졌고 500MLB대로 떨어진 기압으로 인하여 얼굴은 퉁퉁 부어올랐다.

동혁이는 체력저하로 기운 없어 하고 입맛도 없어했다.

 

 

 

 

해가 지면서 설산이 붉어지고 갈색의 바위산은 불을 품은 채 속세를 굽어보고 있다.

마을에는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롯지의 난로에는 장작불이 타고 있다.

 

일반인이 고산을 오른다는 것은 강렬한 경험이다.

전문 산악인에게는 이정도가 고산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고 난이도도 높지 않으니 가치 있는 등반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5~6천미터급 산도 충분히 강렬한 경험이고

이런 강렬한 경험은 사람에 따라서는 일종의 깨달음이라고 할 만한 변모된 인생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도 할 것이다.

육체적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 에너지가 약해지고 근육의 반응 속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반대로 정신력과 책임감은 강해지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여유가 생겨

주어진 문제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는 지혜가 생겨난다.

우리에게 가능한 모험은 얼마든지 많다.

이것은 등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스스로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다면 지금까지보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면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