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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아름다운 동행

랑탕히말라야 -- climbing1 - 라마호텔

by akwoo 2017. 1. 4.


- 외로움과 행복이 별개여서 외로워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순수해질수록 행복에 가까워진다는 것

행복해지기 위하여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

오름 짓은 이렇게 쉬운, 그렇지만 일상에서는 발견하지 못하는 것들을 깨우치게 한다.

등반이란 무욕의 오름 짓이다.

 

우리산악회(아름다운동행)는 이러한 알피니즘의 참 의미를 깨닫고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에 맞는 실현가능한 등반을 추구하기위하여 

 2000년 알피니즘의 요람이라는 알프스 원정을 시작으로 2년에 1번꼴로 공식적인 원정을 추진하는데

대부분 이십일 전 후의 트래킹 피크 등반이고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팔천 미터 급이나 거벽원정은 회원 개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원정은 쿰부히말의 로부체, 안나푸르나 산군의 텐트피크에 이어 세 번째 히말라야 등반으로

랑탕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인

랑탕리룽(7,245m)의 한국초등(남서릉 세계 초등) 자인 윤건중(의사,2006년 잇츠대전 에베레스트 원정 대장)형과

아름다운 동행 산악회 회장인 전기홍(2006년 잇츠대전 에베레스트원정 대원), 김진선(교사,2000년 새천년 7대륙 원정 대원)

그리고 필자 와 초등 6학년인 아들 동혁 등 5명의 조촐한 인원이 이번 등반에 참여했다.






카트만두에서 8시간의 여정 끝에 샤브로베시에 도착했다.

브로베시에서 랑탕계곡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룽다가 펄럭이는 현수교를 건너야한다.

다리는 룽다와 함께 트래커의 발걸음에 흔들림으로 화답했다.





때로는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를 까마득히 멀리 두고 먼지가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마른 산길을 걷는다.

  상행 카라반 첫날 티벳인들이 교역을 위해 히말라야 산맥을 건너와

숙박을 했던 해발 2,400m의 라마호텔까지 고도 1,000m을 올려야한다.





전날 8시간이 넘게 버스를 탄 여독에 몸이 무겁다.

길은 계곡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진득하게 오르막으로 나있다.

계곡의 첫날은 1월인데도 낮은 고도와 아열대기후로 초록이 싱싱하다.





참으로 절묘하게 몸이 지칠만한 곳에 음료나 창(네팔의 토속주)을 파는 집이 있다.

잠시 쉬며 행동식과 음료로 기력을 보충해 두어야한다.

배고프기 전에 먹고 지치기 전에 쉬는 것이 등산기술이다.





계곡 물소리는 깊은 산 속 절간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 같이 청아하고,

시원스레 흘러가는 물줄기가 전해오는 신선함은 영혼의 때도 씻어버릴 듯 상쾌하다.

잠시지만 물 흐르는 계곡을 바로 옆에 두고 걷는 다는 것만으로 몸이 가벼워 졌다.





고도 1,672m의 도먼을 지나 한 시간 정도 오른 후 호텔 나마스테에서 목을 축인 뒤 10여분 걸었을까.

앞서가던 가이드 푸리가 계곡 건너편의 절벽을 손으로 가리켰다.

가파른 절벽위에 석청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언젠가 텔레비전 다큐에서 히말라야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석청을 따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벌들은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절벽에 꿀을 모으고 인간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그 꿀을 따야하는 생존 법칙이 대비 되면서 묘한 감정이 교차했다.





몇 채의 집이 있고 마당에 식탁들이 놓여있는 해발 1,970m의 밤부에 12시에 도착했다. 5

00m의 고도를 올리는데 4시간이 걸렸다.

여기서 점심을 해먹었다.

운행 중에 먹는 점심은 되도록 간단하게 먹는다.

비빔밥, 국수, 라면 같은 것들이 점심메뉴이다.

간단한 식사 뒤 따사로운 햇볕아래 잠시 오수를 즐겼다.

포터들과 스텝들도 이 시간은 넉넉한 휴식시간이다.

동혁이는 휴식대신 가지고간 노트북으로 영화를 본다.

문명에 익숙해진 아이에게 온전한 자연은 아직 지루한 것인 모양이다.

두 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라마호텔을 향하여 출발했다.

오전의 트레킹은 대부분 계곡을 따라 왔으나 밤부에서 라마호텔까지는 계곡과 숲길을 따라 올라야한다.

숲은 예전 어느 드라마에서 보았던 타잔이 나올 법한 정글과 비슷했다.

 나뭇가지에서 길게 늘어진 덩굴에는 이끼가 잔뜩 끼어있고

하얀 원숭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갑자기 찾아든 불청객을 경계했다.





이색적 분위기의 숲길과 계곡 길을 걸어 두시간만에 숙소인 해발 2,340m의 라마호텔에 도착했다.

랑탕계곡은 티베트와 통하는 주요 교역로이다.

라마호텔이라는 이름은 티베트인들이 오가며 숙박하던 곳에 붙인 이름이다.

계곡에서 땀을 씻고 신선한 야채와 고기로 저녁을 먹은 후 9,

이른 잠을 청하기 위해 침실로 향했다.

침실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롯지의 열린 창문 속으로 히말라야의 선명한 밤 별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낮선 오지에서 아들과 함께 밤하늘의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다는 것에 새살떨려 쉬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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