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이 더워졌다
청림 마을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마을을 통과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새재골로 가야 하는데 동네에서 길을 잘못 들어 동치골로 들어섰다
알바하기 싫어서 그냥 직진~
쇠뿔바위봉 턱 밑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는 길이라
경사가 제법쎄다
서쇠뿔바위봉 아래 도착하여 희미한 길을 따라 좌측으로 트래버스 해서 능선에 붙었다
더 찾아보면 서쇠뿔바위봉과 동쇠뿔바위봉 사이로 빠져나가는 길이 있었을 것인데
어느 쪽을 택하던 시간상 차이는 많지 않아 보였다
-일행이 계속 투덜거리기는 했다-
잠시 완만한 능선을 걷다가 꽤 긴 계단을 넘어서자 서쇠뿔바위봉 정상이다
워킹타임은 1시간30뷴 소요됐다
(아마 정상적인 길로 왔다면 두시간은 걸렸을 듯)
조망은 뛰어난데 날이 뿌옇다
잠시 사방을 둘러보고
메트리스를 깔고 냉동된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일행이 텐트를 치는 동안 커피를 내렸다
오늘의 커피는 '케냐 마사이AA'
묵직한 바디감과 적당한 산미가
산정으로 흐르는 바람과 딱 어울리는 커피다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산아래를 내려다 보며
지형들을 가늠해보다
어둠이
산정으로 내려 앉을 쯤
일행이 준비해온 불고기로
조금 늦게 저녁을 먹었다
여름밤은 길다
산정에 앉아
홍차를 마시며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이 오간다
구름에 가려 별들은 보이지 않았고
구름 사이로 어쩌다 한두개의 별들이 보이면
하늘을 올려다 보며 별을 세기도하고
틈틈히
구름 상황에 따라 만월이 구름사이로 모습을 들어낼 때면 사진을 담기도 하고
다시 수다 삼매경에 들기도 하면서
산정의 밤을 즐긴다
밤이 깊어질 때까지 안개 가득한 날씨와 달리
어디선가 새가 방정맞게 계속 울었고
개짖는 소리도 크게 들렸다
밤 내내 음소거가 되지 않아 쉽게 잠들지 못했다
아침은 기대와 달리
짙은 박무로 어두웠다
사진을 담지 않으니
늦잠을 잤다
느긋하게 커피와 빵과 떡국으로 푸짐한 아침을 먹고
서쇠뿔바위봉 아래 쪽과
고래등바위, 동쇠뿔바위봉을 들러 주변 조망을 살피고 나니
어느새 날이 뜨거워졌다
등산객들이 한두 팀씩 오기 시작하고
햇볕을 피할 곳이 없어 짐을 정리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은 정상루트로 쉬지 않고 내려왔고
하산시간은 1시간 30분 소요되었다
백패킹하기에는 산행 시간이 약간 길기는 하지만
쇠뿔바위봉의 조망은 뛰어나다
산과 평야가 믹스되어 있어
베리에이션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가을이나 겨울에 다시 오기로 하고
산행을 마무리......
'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고헌산 대통골 (0) | 2020.09.01 |
---|---|
2020-옥류동천 (0) | 2020.08.26 |
별 (0) | 2020.05.24 |
요세미티 4차훈련-대둔산 새천년릿지 (0) | 2020.05.08 |
대둔산 백패킹 (0) | 2020.03.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