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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지리산 호수공원

by akwoo 2020. 10. 6.

 

 

 

 

 

 

 

 

 

 

 

 

 

 

 

 

 

 

 

 

 

 

 

 

 

 

 

 

 

 

 

 

 

 

 

 

 

 

 

 

 

 

 

 

 

 

 

 

 

 

2020-09-20

 

7~8년 전쯤인가?

국도 19호선 구례-남원 구간을 지나치다

언뜻 보인 호수 끝 자락의 나무 한그루와 원두막 소경이 마음에 들어왔다

언젠가 저 나무 아래 텐트를 치고 하루쯤 쉬어야지 했었다

 

지도를 뒤적여

정확한 장소를 찾아냈고 저녁식사용 약간의 고기와

아침식사용 과일 샐러드와 모닝빵을 준비했다

 

현장에 도착하여 타프를 치고

커피를 내려 마신 뒤 가져간 책을 읽다

졸리면 자다하면서 오후를 한가롭게 보내고

해가질 무렵 텐트를 쳤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가져온 캔들 3개를 탁자에 올려 불을 붙이고

아이유 음악을 들으며

밤이 깊어졌다

 

가끔 여린 바람이 불면

캔들 향이 은은하게 주변으로 흩어졌다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고

촛불의 흔들림을 바라보고

시간이 흐를수록 많아지는 별들을 올려다본다

 

주변 도로를 지나던 차들의 소음과 불빛이 드문드문 해져서야

카메라를 들고 별을 담기 시작했다

주변 가로등 불빛이 있어서 촬영에 방해가 됐지만

일부는 우산으로 불빛을 차단하고 궤적 촬영까지 마쳤다

주변 사성암이나

지초봉에서 촬영했다면 보다 깨끗한 별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겠지만

사진 촬영이 목적이 아니니

그냥~~

 

아침,

지리산 위로 솟아오른 햇빛에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는 차분했다

카메라를 들고

느릿느릿 호수를 걸으며

풍경을 보고

호숫가에 핀 꽃을 담으며

빛이 주는 다양한 색과 안개가 들고나는 아침 호수를 만나는 시간이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데 1시간쯤 걸렸다

샐러드와 모닝빵, 커피로 아침을 준비한다

텐트 곁으로 다가온 안개를 바라보며

커피를 내렸다

좋다

느긋함이 좋고

안개 흐르는 호수가 좋고

노거수와 작은 원두막이 주는 풍경도 좋다

고개를 좀 더 들면 높지 않은 산줄기들의 이어짐도 좋다

호수를 건너는 새의 날갯짓도 좋고

가끔 일렁이는 물결도 좋다

 

모든 사물은

결국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빛과 색의 온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일체유심조'라 했던가....

 

가끔은

등반도

사진도 아닌

이런 편안한 시간을

선물처럼 주자

내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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