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까지는 멀다.
먼저 대명 쏠비치 아래 해변에 있는 자란을 보러 갔다.
작은 선착장에 주차를 하고 바위 해변 600여 미터를 따라가면 낮은 해안절벽에 자란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먼저 초록뫼님이 준비한 김밥을 먹고 촬영을 시작했다.
대부분 아직 피지 않은 원추리 잎 속에 용케도 견디며 꽃대를 올렸다.
개화 시기는 아직 일렀다.
30%~40% 정도 피었다.
해변 끝 쏠비치 리조트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는 제법 많이 피었는데
꽃 상태가 좋지 않았다.
초록뫼님 말씀으로는 냉해를 입은 것 같단다.
마땅히 담을 만한 모델은 없었는데
그래도 인증샷이라도 담으려고 풍경 버전 모델을 하나 찾아서 몇 컷 담았다.
2022-05-03 진도
쏠비치 리조트 아래 해안은 모래나 뻘 해변이 아닌 암석으로 이루어진 해안이다
특별한 모델도 찾지 못했고
일출이나 낙조 때도 아니어서 좋은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꽃 촬영의 중요한 첫 번째 내가 원하는 좋은 모델을 찾는 것이다.
그다음은 기상 상태다.
보통의 사진가들은 쨍한 빛에서의 촬영을 원하지만 꽃마다 어울리는 빛이 있고
현장의 풍경이나 또는 사진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 부합되는 기상 상태가 있다.
예전에 꽃과 비를 소재로 한 촬영을 할 때는
빛과 함께 비가 필요했고 상황에 따라서는 비의 양도 중요했다.
그리고 그다음은 주제를 더 빛나게 해 줄 부제를 활용하는 것이다.
부제는 사물이 될 수도 있고 일출이나 낙조, 구름 같은 기상 상태도 될 수 있다.
부제를 잘 활용하면 사진에 힘 있는 이야기가 부여된다.
야생화 촬영을 17년 정도 하다 보니 보는 눈은 높아지고
촬영 의지는 약해져서 어설프다.
쏠비치 해변에서 나와 접도까지는 20여분 걸렸다.
접도는 꼬마은난초가 있다.
예전에 봐 둔 아름다운 나무가 한그루 서 있는 해변에 주차했다.
이곳은 몇 년 전 텐트를 치고 백패킹하려고 봐 뒀던 곳이다.
이제 막 연초록 잎이 꽃처럼 톡톡 피고 있어서 바다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주차 후 등산로를 따라 800m~900m를 걸으면 꼬마은난초 자생지다.
등산로 좌우로 개체가 제법 보였다.
대여섯 개씩 무더기가 있으면 좋을 텐데
이 꽃도 시기가 조금 일러서 대부분 한 촉짜리고 두 촉이 모여있는 것은 한 곳만 있었다.
빛이 없이도 빛이 들었을 때도 나름대로 특징이 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같이 담았다.
숲이 우거져서 빛이 꽃에 머무는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오랜만에 스트로브를 사용했는데
스트로브 촬영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특히 숲이 우거져 어두운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담기 위해 노출과 셔터 속도, 광량 등을
여러 번 테스트를 해서 적정한 노출로 촬영해야 한다.
일행이 있어서 2번 촬영하고
그냥 담았다.
주변에는 새우난초도 두어 촉 피었다.
돌아올 때는 바닷가 해안을 타고 오다 자란을 몇 컷 찍고
다시 등산로를 타고 왔다.
특별하지도 부제 활용도 없는 사진이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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