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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

덕유산

by akwoo 2024. 1. 9.

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에 서는 순간을 기대하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견뎌야 할 때가 대부분이다.

산뿐이 아니라 삶에서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혹과

끝없는 악마의 속삭임을 견뎌야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안된다.

계획하고 준비하고 훈련하고 전략도 잘 세워야 한다.

그리고 운도 좀 따라야 한다.

내가 아무리 준비를 잘하고 끈기와 인내로 목표를 향한다 하더라도 

세상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니 운이라는 것이 내편이 되어줘야 한다.

 

사진은 날씨라는 운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곳에 있어야 한다.

곧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 하나

절정의 순간........................이

아니라 그 직전과

그 직후가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

(아니 대부분 더 아름답다)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여명. 가운데 가장 뒤 뾰족한 봉우리가 가야산.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여명. 동북방향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여명. 가운데 가장 뒤 뾰족한 봉우리가 가야산.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여명. 가운데 가장 뒤 뾰족한 봉우리가 가야산.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여명.

 

일출 사진이나 낙조 사진은 매직 아워라는 순간이 존재한다.

해가 뜨거나 지기 직전 30분과

직후 30분까지를 일컬음이다.

그 해가 뜨는 또는 지는 절정의 순간 전 후 30분은

태양이 색의 마술을 펼쳐지는 순간이다.

 

중봉의 나목에 상고대가 피어있고

여명이 붉어질수록 하얀 상고대는 붉어졌다.

정상 아래 오수자굴로 내려서는 길목  좌측으로 들어가 여명의 시간을 담고 나와 

중봉아래 바위 턱에서 일출을 맞았다.

동쪽과 북동쪽은 상고대를 베이스로

바람 적은 바다의 파도결 같은 산 능선의 겹을

주제로 연신 셧터를 누른다.

 

중봉에서 맞는 일출.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일출 직 후.

 

 

 

남쪽 방향은 중봉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려 가는 산의 줄기와 동엽령, 무룡산, 남덕유와 서봉 그리고

그 봉우리에서 갈라지는 계곡들이 만들어 내는 음각과 양각의 입체감을 포인트로

사진을 담는다.

구름이 능선을 넘나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상고대를 비추는 붉은 사광만으로도 괜찮다.

대기 상태도 적당해서

색은

상고대를 연한 핑크로 담을 만큼 적당했고

시야는 덤으로 멀리 지리 주능선까지 보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포인트. 꿈틀거리며 남쪽으로 뻗어 나가는 능선과 육체미를 자랑하는 산세는 역동적이다.

 

 

 

시간이 좀 더 흘러

붉었던 빛이 유순해지자

다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능선이 조금 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느껴졌다.

나는 이 시간도 좋다.

해가 더 높아져

붉은색들이 빠져나간 시간에 보이는 산의 긴 능선과

그 능선의 겹

( 순우리말로 표현하면 '먼산주름' - 보통 산그리메라고 부르는데 우리말 사전에 없는 말이다.)

그사이로 흐르는 빛이

그려내는 풍경은

헤어진 연인을 불쑥 만난 듯 

심박존이 안정 치를 넘어선다.

 

오늘 일출은 밋밋했다.

절정이랄 수 있는 일출경에

해가 잘 떠오르기는 했지만 특별한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전체적으로 바람과 구름이 없다 보니 드라마적인 요소가 없었다.

그래도 상고대가 웬만큼 피어 있었고

여명의 시간과 일출 후 10여분 후부터가 사진을 담을만했다.

 

정상에 도달했을 때보다

그 직전의 어려움을 견뎌내는 시간

그리고 정상에서의 기쁨을 안고 내려서는 순간의 뿌듯함이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것처럼

오늘은

사진도

일출의 순간보다 그 전과 후가 

더 아름다웠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색이 부드럽게 변했다.

 

 

 

 

중봉에서 바라본 서남방향. 마이산과 무등산 등이 보인다.

 

 

 

 

중봉에서 바라본 서남방향.

 

 

 

 

중봉에서 바라본 남쪽 방향. 맨 끝에 지리 주능이 보이고 중앙 오른쪽에 남덕유와 서봉이 서있다.

 

 

 

 

중봉에서 바라본 서쪽.

 

 

 

 

중봉과 향적봉 중간에서 바라본 서북방향.

 

 

 

 

상고대 소경.

 

 

 

 

중봉과 향적봉 사이에서 바로본 남덕유 방향.

 

 

 

 

중봉에서 덕유산 대피소 조금 못미친 등산로에서 바라본 가야산.

 

 

 

 

중봉에서 덕유산 대피소 조금 못 미친 등산로에서 바라본 가야산.

 

 

 

 

향적봉에서 기념샷.

 

이번 출사는 사진에 빠지고 있는 산 친구들이 덕유설경을 담아보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진 자리다.

12월 중순에 가려다 폭설로 포기하고 다시 잡은 날인데 다행히 날이 괜찮았다.

 

내게 사진은 목표가 아니라 덤이다.

혼자서 즐기는 산도 좋고

이처럼 뜻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 즐기는 산은 더 좋다.

날이 좋아서 좋은 순간을 만나

괜찮은 사진을 건지면 더~ 더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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