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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비양도 백패킹

by akwoo 2023. 9. 5.

8월 27일

한림항에서 3시 20분 배편으로 비양도로 출발했다.

소요시간은 15분 정도.

덥다.

되도록 여름에는 제주를 찾지 않는데 어쩌다 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왔다.

작년은 상잣길 산수국 촬영이 목표였고

올해는 서핑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

(날씨가 좋지 않아서 못하고 나왔다.)

한림항에서 비양도 들어가는 배에서 바라본 비양도

 

 

 

비양도 선착장에 내리면 볼 수 있는 비양도 안내판. 한 번쯤 읽어보고 출발하자.

 

 

 

선착장에 내려 바라본 비양오름

 

 

 

 

선착장에서 나오면 길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다.

오른쪽은 펄랑못 방향,

왼쪽은  비양오름(비양봉)으로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두 번째 정자에 비양봉 산책로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을 따라 500m 정도 가면  데크 계단으로 된 비양봉 들머리가 나온다.

기록용 사진 한 컷 담고 바로 출발했다.

 

비양봉(비양오름)방향 표지판

 

 

 

 

급한 계단을 올라 분화구 능선에 올라서고

다시 시누대 터널을 지나 가장 높은 곳인 등대에 도착했다.

높지 않은 오름이고 선착장 부근 입구에서 1km 남짓 되는 거리라 어렵지 않게 금방 올랐다.

습하고 햇볕은 쨍하다.

너무 더워서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사방이 조망은 되는데 사진 찍기에는 나무나 풀이 조금씩 걸렸다.

본섬의 협재와 금능 해수욕장이 가까이 보인다.

한라산은 볼품없이 느긋하게 서있다.

가끔 구름이 백록담부근을 숨겼다가 보여주곤 했다.

 

 

배낭을 내려두고 등대 그늘에 앉아 잠깐 졸았다.

한참을 그늘에 앉아 있다가 커피를 내려 마셨다.

 

비양오름 들머리

 

 

 

 

비양도 상세 안내표지판

 

 

 

들머리 계단을 오르고 나면 등대방향으로 난 트레일

 

 

 

 

등대방향으로 가다 만나는 신우대 터널

 

 

 

 

 

등대로 가는 길

 

 

 

비양오름 정상부에서 커피 한잔. 바다 건너는 제주 본섬의 협재와 금능해변

 

 

 

해가 거의 질 무렵 텐트를 쳤다.

넓은 공간은 없다.

등대로 이어지는 길 위에 친다.

3동 정도는 칠 수 있을 것 같다.

등대 오르기 전에 널직한 데크가 있는데 조망이 되지 않는 곳이다.

 

짐을 정리해서 등대 입구에 두고 침낭과 매트리스는 텐트에 넣어 뒀다.

하귀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구입한 떡갈비와 컵반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낙조 사진 몇 컷 찍었는데 별 의미 없다..

 

밤이 되자 바다는 가로등을 세워둔 듯 환하다.

제주 본섬은 본섬대로

바다는 갈치잡이 배들로 온통 밝다.

별 사진은 불가하다.

 

습도가 높아서 덥고 끈적거렸다.

물티슈로 조금 닦았는데도 소용없다.

벌레 때문에 방충망만 하고 있는 데도 너무 덥다.

 

제로그램 엘찬텐의

모노필라멘트 방충망은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

4계절 용이라고 광고하지만 한여름 저지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여름에는 1,000m 넘는 고산지대에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비양오름 정상의 등대

 

 

 

등대 옆 오름 정상에 텐트를 쳤다

 

 

 

반 달이 떠오르고 제주 본섬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바람도 많지 않았고 

사진 찍을 소재도 마땅치 않았다.

빛이 너무 많고 밝아서 별사진은 아예 찍을 수가 없다.

어두워진 후 텐트에 들어갔는데

마땅히 할 것이 없었다.

음악 들으려고 블루투스 스피커도 가져왔는데

어찌 된 것인지 폰 배터리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음악도 들을 수가 없다.

 

끈적거려서 잠이 잘 오지 않았고 내내 뒤척이기만 했는데

두 시경에 소나기가 내렸다.

텐트 스킨을 내리고 배낭을 들여놨다.

사방팔방에서 풀벌레가 공연을 한다.

온통 소프라노로 이루어진 합창단이다.

TAKE FIVE도  없는 공연이다.

 

몸에 뭐거 기어다니는 것 같아서 불을 켜봤더니 텐트 안에 작은 벌레 가득하다.

어떻게 들어왔지?

아~ 배낭에 붙어있던 녀석들이 배낭을 들여놓으면서 따라 들어온 것이다.

전쟁이다.

벌레 잡기.

거기에 모기와 나방까지.

여행용 티슈 반은 쓴 것 같다.

 

습도, 빛공해, 벌레, 쉼 없는 벌레소리, 소나기.

악몽을 꾼 것 같다.

비양오름에서 바라본 본섬의 야경. 왼쪽은 한림항, 가운데와 오른쪽은 협재와 금능해변

 

 

 

 

바다에도 온통 불빛이다. 갈치잡이 어선의 집어등이 제주 근해 바다를 대낮처럼 밝힌다.

 

 

 

벌레 잡다 잠깐 졸고 나니 아침이다.

여명에 붉은 빛이 있어서 밖으로 나왔다.

한라산 왼쪽에서 해가 올라오는지 북동쪽 구름이 붉었다.

아침놀이 감동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인증샷 몇 컷 찍고 사진은 마무리했다.

 

등대 옆으로 가서 태양을 피하고 커피를 내려 아침 식사를 했다.

아침부터 덥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텐트와 침낭을 벨레가 남아있지 않도록 완벽하게 털어내고

배낭을 꾸리고 바로 하산했다.

일출경의 여명

 

 

 

여명의 시간

 

 

 

한라산에서 북쪽으로 내려오는 느린 선 위로 해가 떠올랐다

 

 

 

 

비양오름 분화구

 

 

 

 

펄랑못 텐트 사이트는  비양도 선착장에서 큰길로 나와 비양봉과 반대 방향인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다.

700m 정도 가면 정자가 나온다.

길옆 정자부근이 잔디여서 텐트 칠만하고

거기서 150m 정도 가면 펄랑못으로 진입하는 길이 좌측으로 나있다.

그 길로 들어서면 펄랑못을 따라 산책할 수 있고

초입에서 조금 들어가면 잔디가 조성돼서 텐트 몇 동 칠 곳이 있다.

다만 낮에는 그늘이 없어서 너무 덮다.

하지만 비양도에서 백패킹을 해야 한다면

펄랑못이 비양봉 보다 더 적당한 것 같다.  

펄랑못을 베이스로 활용하고 비양봉을 다녀오거나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자전거를 무상으로 빌려주니

음식을 먹거나 차를 마시고 자전거를 빌려 비양도를 한 바퀴 돌아보면 된다.

비양도의 동쪽에 있는 펄랑못

 

 

 

 

펄랑못 전경

 

 

 

 

펄랑못의 가장 북쪽 상류에서 바라 본 풍경

 

 

 

폰 배터리가 방전되고 있어서 8시 조금 넘어 카페를 찾았는데 '섬'이라는 카페가 오픈되어 있어서

'아아'를 마시고 배터리 충전을 했다.

주말에는 아침에도 몇 곳 문을 연다고 한다. 

카페와 식당이 꽤 있고

편의점도 있다.

모닝 커피를 마셨던 카페 섬. 9시 이전인데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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