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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

춘클릿지

by akwoo 2023. 11. 2.

2023년 10월 22일

총 7 피치

최고난이도는 5.10B 또는 5.11B(4 피치)

8명

60미터 자일 3동

등반피치 3 피치까지

 

 

 

 

전날 몽유도원도 릿지를 다녀오고

길바닥 노숙으로 몸이 무거웠다.

어프로치도 짧아서

웜업으로 근육긴장을 풀어줄 시간이 되지 않았다.

릿지등반이든 암벽등반이든 웜업과 스트레칭이 선행돼야

근육과 근력 사용이 수월해지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는데

대부분 그냥 시작하게 된다.

그래서 어프로치가 30분 정도만 되면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본격적인 운동을 할 준비가 자연스럽게 되는데

이곳은 들머리에서 3분이면 첫 피치다.

 

 

첫 피치에 도착하자 다른 팀이 등반을 하고 있어서 잠시 기다려야 했다.

이 기다리는 시간도 유익한 시간이다.

다른 클라이머의 등반 과정을 보며 루트 파인딩을 하고

암질을 살피며 등반을 준비한다.

 

오늘도 형진이가 선등으로 등반을 시작했다.

암질은 설악의 화강암과 달리 편마암 같아 보였는데 또 다른 바위는 석회암 같기도 했다.

홀드와 스텐스는 양호했다.

등반형태는 페이스와 크랙 등이 혼재되었고 계단 형태인데 작은 오버행이 구간들이 있어서

완력이 필요했다.

형진이가 어렵지 않게 올라 한 줄은 확보를 보고 다른 한 줄은 픽스시켰다.

종일이가 바로 올라 등반자 확보를 봐주고

픽스된 줄은 주마를 하거나 로린락을 이용해 자유등반으로 연등하며 올라갔다.

 

춘클릿지 첫 피치

 

 

 

 

첫 피치를 오르는 막내 대원 뒤로 의암호가 보인다.

 

 

 

 

첫 피치 확보 지점

 

 

 

 

첫 피치를 마지막으로 오르는 기운

 

 

 

첫 피치를 올라서자 의암호가 내려다 보였다.

이 릿지의 가장 큰 장점이 의암호를 내려다보며 등반한다는 것이다.

높이 오른다는 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볼 수 있고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남보다 높이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등반가가 높이를 추구하듯

사람들은 출세라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피치도 같은 시스템으로 올랐다.

막내는 교육차 확보등반을 하고

나머지는 쥬마로 오르거나 로린락을 설치하고 등반을 하며 연등으로 올랐다.

쉽지는 않지만 모두 수월하게 잘 올라왔다.

두 번째 피치에서 확보 중인 종일과 형진 대원

 

 

 

 

 

두 번째 피치를 오르는 성훈

 

 

 

 

두 번째 피치를 오르는 김선생

 

 

 

세 번째 피치는 종일이가 선등을 섰다.

울트라 마라톤 하느라 오랜만에 등반을 한다는데 여전히 잘한다.

작은 침니가 섞인 혼재된 구간을 넘어 날등구간까지 올라가 확보를 하고

형진이가 자일 하나를 달고 그다음 올라갔다.

나도 세 번째로 오르고 나머지도 연등으로 같이 올라온다.

날등구간에 도착하니 형진이가 확보를 보고 있었다.

나는 날등구간을 패스하고 샛길로 안부로 올라서서 클라이밍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는 의암호가 더 잘 보였다.

태양광시설로 가득 찬 붕어섬도 눈에 들어왔다.

에구~ 저곳에 태양광 대신 꽃을 심거나 작은 정원을 만들었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

 

세 번째 피치를 오르는 종일 대원

 

 

 

 

두 번째 피치를 손쉽게 오르는 종일 대원

 

 

 

 

세 번째 피치 수직 구간을 넘어 가는 종일 대원

 

 

 

 

 

세 번째 피치 날등 구간 정상에서 확보 중인 형진 대원

 

 

 

 

 

세 번째 피치와 네 번째 피치 안부에서 바라본 의암호

 

 

 

날등구간을 오르는 클라이머의 모습을 역광으로 바라보는 것은 

순광으로 보는 사실적 그림과 달라서 이색적이다.

뭐든 그대로보다 왜곡되어 보이는 것이 더 극적이다.

사진은 그래서 사실과 허구를 넘나 든다.

클라이머의 실루엣이 멋스러워 보였다.

사진 찍는 위치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풍경을 같이 담았을 텐데......

세 번째 피치 날등구간 등반 중인 막내대원

 

 

 

 

 

날등구간 등반중인 성훈 대원

 

 

 

 

날등구간으로 올라 선 막내 대원

 

 

 

 

 

날등구간으로 올라선 성훈

 

 

 

 

 

날등구간의 김선생

 

 

 

 

 

4 피치 전경. 날카로운 침봉처럼 보였다.

 

 

 

시작이 늦어서 3 피치를 마치자 2시가 넘었다.

지방까지 내려갈 것을 고려해 여기서 하산하고

내년 봄 꽃피는 춘삼월에 나머지 구간을 마치기로 했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하산했다.

탈출로가 있어서 하산은 10분 정도 걸렸다.

 

3 피치를 마치고 기념샷.

 

 

어릴 때부터 캠핑을 데리고 다니던 아이가 커서

아빠랑 같이 산에 다니며 선등을 서는 것을 보니 감동스럽다.

씩씩하게 잘 커준 아이도 좋아 보이고

잘 키운 엄마 아빠도 멋져 보인다.

너무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너무 많이 가지지 않아도 

이렇게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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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클릿지 들머리 : 의암피암터널1에서 (의암호를 왼쪽에 두고) 300미터 자전거길을 걸은 후

가드레일을 넘어 도로를 건너 낙석방지 울타리 옆으로 3분 정도 올라가면 첫 피치다.

 

나머지 정보는 첫 피치 개념도를 보면 자세하게 나와있다.

 

 

춘클릿지 길 찾기 기준지인 의암피암터널1

 

 

 

 

들머리로 진입하기 위해 가드레일을 넘어 도로를 건넌다.

 

 

 

 

 

1피치 앞에 설치된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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