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2일
총 7 피치
최고난이도는 5.10B 또는 5.11B(4 피치)
8명
60미터 자일 3동
등반피치 3 피치까지
전날 몽유도원도 릿지를 다녀오고
길바닥 노숙으로 몸이 무거웠다.
어프로치도 짧아서
웜업으로 근육긴장을 풀어줄 시간이 되지 않았다.
릿지등반이든 암벽등반이든 웜업과 스트레칭이 선행돼야
근육과 근력 사용이 수월해지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는데
대부분 그냥 시작하게 된다.
그래서 어프로치가 30분 정도만 되면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본격적인 운동을 할 준비가 자연스럽게 되는데
이곳은 들머리에서 3분이면 첫 피치다.
첫 피치에 도착하자 다른 팀이 등반을 하고 있어서 잠시 기다려야 했다.
이 기다리는 시간도 유익한 시간이다.
다른 클라이머의 등반 과정을 보며 루트 파인딩을 하고
암질을 살피며 등반을 준비한다.
오늘도 형진이가 선등으로 등반을 시작했다.
암질은 설악의 화강암과 달리 편마암 같아 보였는데 또 다른 바위는 석회암 같기도 했다.
홀드와 스텐스는 양호했다.
등반형태는 페이스와 크랙 등이 혼재되었고 계단 형태인데 작은 오버행이 구간들이 있어서
완력이 필요했다.
형진이가 어렵지 않게 올라 한 줄은 확보를 보고 다른 한 줄은 픽스시켰다.
종일이가 바로 올라 등반자 확보를 봐주고
픽스된 줄은 주마를 하거나 로린락을 이용해 자유등반으로 연등하며 올라갔다.
첫 피치를 올라서자 의암호가 내려다 보였다.
이 릿지의 가장 큰 장점이 의암호를 내려다보며 등반한다는 것이다.
높이 오른다는 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볼 수 있고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남보다 높이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등반가가 높이를 추구하듯
사람들은 출세라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피치도 같은 시스템으로 올랐다.
막내는 교육차 확보등반을 하고
나머지는 쥬마로 오르거나 로린락을 설치하고 등반을 하며 연등으로 올랐다.
쉽지는 않지만 모두 수월하게 잘 올라왔다.
세 번째 피치는 종일이가 선등을 섰다.
울트라 마라톤 하느라 오랜만에 등반을 한다는데 여전히 잘한다.
작은 침니가 섞인 혼재된 구간을 넘어 날등구간까지 올라가 확보를 하고
형진이가 자일 하나를 달고 그다음 올라갔다.
나도 세 번째로 오르고 나머지도 연등으로 같이 올라온다.
날등구간에 도착하니 형진이가 확보를 보고 있었다.
나는 날등구간을 패스하고 샛길로 안부로 올라서서 클라이밍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는 의암호가 더 잘 보였다.
태양광시설로 가득 찬 붕어섬도 눈에 들어왔다.
에구~ 저곳에 태양광 대신 꽃을 심거나 작은 정원을 만들었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
날등구간을 오르는 클라이머의 모습을 역광으로 바라보는 것은
순광으로 보는 사실적 그림과 달라서 이색적이다.
뭐든 그대로보다 왜곡되어 보이는 것이 더 극적이다.
사진은 그래서 사실과 허구를 넘나 든다.
클라이머의 실루엣이 멋스러워 보였다.
사진 찍는 위치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풍경을 같이 담았을 텐데......
시작이 늦어서 3 피치를 마치자 2시가 넘었다.
지방까지 내려갈 것을 고려해 여기서 하산하고
내년 봄 꽃피는 춘삼월에 나머지 구간을 마치기로 했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하산했다.
탈출로가 있어서 하산은 10분 정도 걸렸다.
어릴 때부터 캠핑을 데리고 다니던 아이가 커서
아빠랑 같이 산에 다니며 선등을 서는 것을 보니 감동스럽다.
씩씩하게 잘 커준 아이도 좋아 보이고
잘 키운 엄마 아빠도 멋져 보인다.
너무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너무 많이 가지지 않아도
이렇게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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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클릿지 들머리 : 의암피암터널1에서 (의암호를 왼쪽에 두고) 300미터 자전거길을 걸은 후
가드레일을 넘어 도로를 건너 낙석방지 울타리 옆으로 3분 정도 올라가면 첫 피치다.
나머지 정보는 첫 피치 개념도를 보면 자세하게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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