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차 : 6 - 24
트레킹 거리 : 8.92km
고도 : 2,098 m ~ 2,524 m
소요시간 : 4시간 31분
이동시간 : 2시간 12분
난이도 : 하
코스 넘버 : 1 -1A, 6
날씨 : 구름 많음
온도 : 16도 ~ 29도
체감 온도 : 11도 ~
Col Raiser 승강장 -(케이블카 이동) Almhotel Col Raiser 알름호텔 콜 라이저- Baita Mastle Hütte
- Restaurant Secëda - Croce del Seceda - Punto panoramico consigliato sulle Odle (solo estate)
- Secëda-Alm - Baita Troier Hütte - Almhotel Col Raiser - (케이블카 이동) Col Raiser 승강장
소풍 가기 전날밤 날이 빨리 새기를 바라며 잠 못 들던 시간
매일 만나도 즐겁기만 하던 젊은 날의 친구라는 존재
그 누군가에 대한 기다림의 시간 내내 벌떡거리던 심장
등반 대상지에 대한 그리고
그곳을 같이 같이 오를 산친구들과 함께 할 모험에 대한 기대감
또는 미지의 것,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작은 두려움
이 처럼 가슴이 뛰고 기다려지는 결코 차분해질 수 없는 것.
그것을 설렘이라고 하고
그 설렘이 바로 여행의 본질이다.
날선 시간들이 지나가자
어느덧 삶의 많은 것들이 무디어졌다.
그렇게 감동도 감성도
개와 늑대의 시간처럼 흐릿해지고 있던 시기에 떠난 여행이 돌로미테다.
하루하루 설렜고
모퉁이를 돌 때마다 감동했고
좋은 산 벗들과 같이 해서 감사했다.
콜 라이저 승강장에 도착해
렌터카 기사님과 픽업 타임을 확인하고 바로 탑승해서 출발했다.
승강장에는 주변 산군과 트레일 등이 표시된 안내판이 있어서 좋았다.
Almhotel Col Raiser 알름호텔 콜 라이저에 금세 도착했다.
알름호텔 콜 라이저는 호텔이자 케이블카 승강장이다.
도착해서 위로 올라가면 남과 동, 서 방향이 환하게 조망되는 테라스다.
탁자와 의자들이 조망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있다.
알름 호텔 테라스 옆 초원에서 마지막 점프샷을 했다.
몸은 무거워도 마음은 가볍다.^^
트레일은 팔방으로 뻗어나갔다.
이정표가 잘 돼있고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잘 보여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그래도 정상이가 지도를 보고 갈 길을 알려준다.
제 각각의 속도로 걷는다.
늘 그렇듯 승철이가 저만치 앞서가 마땅한 쉴 곳에서 기다려준다.
승철이가 음악을 공부를 좀 했나? 쉼표를 정확히 안다. ㅎㅎ
승철이가 쉬면 그곳에 모여 사진을 찍는다.
아니 미술 공부도 좀 했나? 싶다.ㅋㅋ
쉬는 곳마다 美친 조망이다.
알름호텔 콜라이저에서 세체다 정상 까지는 오르막이다.
산악도로와 트레일이 만나고 헤어지며 정상으로 이어진다.
오르막 사면은 초지에 노랑꽃들이 채워져 있었고
많은 방갈로가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거슬림이 없어 자연의 일부 같았다.
리프트가 있어서 여름에는 트레킹이나 관광을
겨울에는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변 경관도 뛰어나다.
정남 방향에 카리스마 있는 싸쏘 룽고의 암봉이
남동 방향에는 바위 군락인 피츠보에 산군이
그리고 남서 방향에는 알페 디 시우시 대평원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바로 옆으로 이어진 북동방향은 세체다 사진의 트레이드 마크인
싸스 리가리스산의 침봉으로 이어지는 릿지 라인이 톱날처럼 이어진다.
하지만 세체다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구릉美다.
작은 구릉들의 요철이 입체감을 만들고
끊김 없이 곡선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구릉과 만나 하나의 선율처럼 나아간다.
구릉에 핀 노란 야생화와 초록의 바탕은
빛에 따라 색채의 농도가 변하며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가우디의 말처럼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의 신의 선이다'라는 말이 증명되는 곳이다.
세체다 레스토랑에 승철이랑 먼저 올라
100미터 정도 더 가서 정상이라고 하는 작은 언덕을 다녀와 능선을 따라
커다란 나무 십자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그곳이 뷰 포인트이고
거기서 절벽 쪽으로 이어진 작은 돌출부로 조금 내려서면
이 빠진 톱날 같은 초록의 릿지 라인이 싸스 리가이스 침봉들과 이어지며
왼쪽과 오른쪽이 완전히 다른 세계로 분리되는 차원의 경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곳에서 담은 사진들이 세체다를 표현하는 상징이된다.
여기가 구글 지도상에 'Punto panoramico consigliato sulle Odle'이다.
충분히 전망대라고 할 만한 곳이다.
이곳으로 대원들이 하나둘 시차를 두고 모여들었다.
대원들 인증샷을 찍었다.
빛이 들고 날고 해서 인물사진이 쉽지는 않았다.
차분히 자리 잡고 앉아 준비해 온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잼 바른 빵과 음료가 점심이다.
여기서 한 시간 넘게 머물며 빛과 구름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다.
휴식을 마치고 다시 십자가상이 있는 능선으로 올라서서
사쓰 리가이스 침봉 방향으로 릿지 라인을 따라 이동했다.
이어지는 능선의 선과 초록의 색과
퇴적된 백운암 절벽의 대비가 아름답다.
뷰포인트인(사실 능선 전체가 뷰포인트다)알름 세체다를 지나
내리막으로 들어섰다.
여전히 구릉은 아름답고 걸음은 가볍다.
6월의 돌로미테는 꽃과 바위가 호스트인
록 파티장이다.
능선에서 한동안 내려가다 Baita Troier Hütte에서 쉬었다.
산장과 주변 데크는 사람이 만원이라 우리는 작은 오두막 옆 벤치에 자리 잡고
맥주와 음류를 주문해서 가져왔다.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은 피로회복제다.
느긋하게 쉬다 작은 호수가 있는 Iman See 방향 트레일로 내려갔다.
호수에서 사진을 찍으려 하다 좀 돌아가야 해서 포기하고 그냥 내려갔다.
조금 내려가자 산악도로와 만났다.
이곳에서 올라왔던 길을 따라간다.
느리게 걷고 많이 쉬며 충분히 조망을 즐기며.
마지막날인 오늘 다행히 날씨가 좋았다.
콜 라이저에서 케이블카로 올라와 알름 호텔에서 출발한 지 4시간 30분 만에
출발지인 알름 호텔에 도착했다.
돌로미테 트레킹 일정의 마무리다.
세체다는
아침에 듣는 세미 클래식 같았고
뜨거운 여름 한낮에 듣는 록음악 같기도 했으며
나른한 오후 5시쯤 일부러 찾아 듣던 재즈 같기도 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다 있는 모둠 트레일이다.
돌로미테 트레킹 중 꼭 한 곳만 봐야 한다면 이곳 세체다를 권할 것이다.
다녀온 10개의 트레일이 나름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서
모두 만족한다.
그래도 굳이 개인적으로 또 가보고 싶은 곳 3개를 꼽아 보면
첫 번 째는 6월의 '알페 디 시우시'였다.
두 번 째는 '트레 치메'
세 번 째는 '세체다'다.
백패킹을 하며 일출 사진을 담아보고 싶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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