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가비양의 파나마 트레디셔널 보케테 SHB와
에티오피아 워시드를 브랜딩해 드립한 커피 한잔,
유튜브로 내 원픽 뮤지션인 산울림 김창완의
'E메이져를 치면'(앨범:용서) 과 '시간'(앨범:門), '노인의 벤치'(앨범 :나는 지구인이다)를 재생해두고
김창완의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내 젊은 시절에 익숙했던 산울림의 히트곡이 아닌
2015년, 2020년, 2023년에 발표된 앨범들로
아주 오래전에 즐겨 들었던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의 읊조리는 듯한 보컬을 듣는 것 같았다.
무자극의 편안한 음율과
김창완의 목소리처럼 느긋한 책의 내용들이
위로가 되는 아침이다.
야생화에 관심을 둔 것은
오래전
설악의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라는 릿지등반 중 절벽에 붙어있는 보라색 솔체꽃을 만나고부터다.
벽등반 중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와 인화한 후
꽃이름을 찾아보면서 시작됐다.
20여 년 산을 다녔음에도 오르기만 했지
그 오름의 대상인 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산을 알아가는 과정의 첫 번째로 시작한 것이 야생화다.
요 몇 년 야생화에서 멀어졌지만 그 후로 15년쯤 야생화 촬영을 위해 산과 들로 쏘다녔었다.
돌로미테는 야생화 낙원이다.
대부분의 알프스가 다 그렇지만
2천 미터 전후의 고산에는 6월 초부터 8월 중반까지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4번의 알프스 여행은 대부분 8월에 갔었는데
처음으로 6월 중순에 이탈리아 알프스를 찾아갔다.
베이스캠프로 사용했던 2곳의 캠핑장은 물론
우리가 걸었던 10개 코스의 트레일에서도 끝없이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며 걸었다.
지루할 틈이 없는 변화무쌍한 트레일에 핀 야생화는
김창완의 노래처럼
글처럼
내내 위로였고
우리 팀의 스토리텔링을
더 재미있게 꾸며주는 효과음이자 내레이션이었다.
알피나는 스페인어로 알파인(알프스)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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