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로얄
80년대 초
광주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처음 만났다.
커피잔 위에 각설탕을 올린 티스푼을 얹고
브랜디(꼰약)를 각설탕 위로 약간 부은 뒤
불을 붙이면
알콜이 발화 되면서 각설탕을 녹이며
커피 속으로 브랜디와 설탕이 녹아 흘러들어간다.
칵테일이 되기도 하고
베어리에이션커피라고 할 수도 있겠다.
술의 황제로 불리는 브랜디의 향과
커피의 향의 조화를 함께 즐기고
어두운 곳에서는
티스푼 위의 알콜 불꽃이 운치를 더해준다.
적당한 알콜기운과
불꽃
커피향이 주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카페로얄.
커피는
맛보다 향으로
향보다 여유로 마신다.
그리고
드립할 때의 집중과
차분함은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이며
온 산이 맑게 깨어나는
정갈한 환경에서
한 순간 산이 되어 마시는
커피 한잔은
풍류다.
'커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탈 마운틴 (0) | 2015.09.09 |
---|---|
이브릭으로 만나는 페젠다 레이나 (0) | 2015.09.08 |
페젠다 마리노 (0) | 2015.09.01 |
숲에서 커피향을 만나다. (0) | 2015.08.25 |
커피 (0) | 2015.08.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