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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카페로얄

by akwoo 2015. 9. 6.

 

 

 

 

카페로얄

 

80년대 초

광주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처음 만났다.

커피잔 위에 각설탕을 올린 티스푼을 얹고

브랜디(꼰약)를 각설탕 위로 약간 부은 뒤

불을 붙이면

알콜이 발화 되면서 각설탕을 녹이며

커피 속으로 브랜디와 설탕이 녹아 흘러들어간다.

칵테일이 되기도 하고

베어리에이션커피라고 할 수도 있겠다.

술의 황제로 불리는 브랜디의 향과

커피의 향의 조화를 함께 즐기고

어두운 곳에서는

티스푼 위의 알콜 불꽃이 운치를 더해준다.

 

적당한 알콜기운과

불꽃

커피향이 주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카페로얄.

 

 

커피는

맛보다 향으로

 향보다 여유로 마신다.

그리고

드립할 때의 집중과

차분함은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이며

 

온 산이 맑게 깨어나는

정갈한 환경에서

한 순간 산이 되어 마시는

커피 한잔은

풍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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