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네팔은 큰 지진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랑탕은
랑탕마을 전체가 산사태로 무너져
마을이 소멸 되고
주민 대부분이 사망했다
인연을 맺었던 가이드 푸리와
셀파 리마는 네팔을 떠나 미국으로 갔다
네팔은 여전히
그 때나 지금이나
정치적 불안 속에 최빈민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래전에 적어뒀던 랑탕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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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 이야기
1596년에 라자 라치미나 싱이 1그루의 나무로 지었다는 목조사원에서 유래한('카트'는 나무, '만디르'는 사원 또는 건축물이라는 뜻)카트만두는
히말라야 등반의 중심지인 네팔의 해발 1,324m 고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직항노선을 타고 8시간 만에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거리도 사람도 그대로였다.
입을 가리지 않으면 금세 폐병이라도 걸릴 것 같은 뿌연 먼지도,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사람이 뒤 섞인 신호도 없는 네거리를 간신히 건너야 한다는 것도,
가짜상표가 달린 등산복들이 빨래처럼 내걸린 타멜거리도…….
하기야 세 번째 찾는 곳이지만 가이드도 여전히 능글맞으면서도 성실한 푸리 녀석이고
눈이 초롱초롱하고 등반경력도 화려한 젊고 유능한 셰르파 리마도 변함없이 그 곳에 있는 걸 보면
그 변화 없음이 낮선 일은 결코 아닐 것인데 이 번 여행에서는 예전과 달리 그런 변화 없는 카트만두의 거리모습이 짜증스러웠다.
부패한 왕조를 몰아내고 정권을 잡은 마오이스트가 새로운 통치를 시작한지 몇 년이 흘렀지만
그들의 생활이 조금도 더 낳아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네팔, 인도, 티베트 배낭여행자들에게 여행의 끝 지점이자
휴식처 이며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태국의 카오산 로드와 비교되기도 하는 타멜 거리는
여전히 여행자와 히말라야 트래킹이나 등반가들로 붐비고 그
여행자들을 상대로 등산장비와 모자, 장갑 등 선물을 파는 가게들 또한 그대로였다.
4년 전이나, 2년 전이나 거리와 삶의 모습들은 변함이 없어 보이는데도 느낌은 많이 달랐다.
그 것은 처음 갔을 때의 그 흥분과 흥미가 무디어짐으로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냉정해 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 때도 동냥을 하는 거지아이들이 많이 있었고
지금 역시 손을 내밀며 동냥하는 아이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얄라피크 등반을 위한 장비쇼핑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가던 길에서 마주친 두 아이 때문에
나는 이 변화 없다는 것에 대하여 예전과 달리 화가 났는지도 모른다.
열 두 세살이나 되었을 만한 녀석은
대낮인데도 본드가 들어있는 비닐봉지에 고개를 처박고 환각상태로 거리를 돌아다니고
일곱 살이나 됨직한 녀석이 폐수가 흐르는 시궁창 옆에서 썩은 빵조각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도 그냥 호텔로 돌아와야 했던 자신에 대한 합리화를 위하여
그들의 변화 없음에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도시전체가 그렇게 어두운 모습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든 빛과 그림자는 공존하는 것. 이곳도 예외일리는 없다.
자신과 가족을 위하여 주위를 살필 여력이 없을 뿐이지 그들 또한 어찌 고통을 모르고 슬픔을 모르고 살겠는가?
거리에 나와 노점을 펴고 삶을 꾸리는 사람들의 눈빛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카트만두!
쿠마리 사원(Kumari Ghar: Bahal)같은 힌두교 사원과
티베트 불교도들의 성전인 흰색의 웅장한 보드나트 사원 등 많은 사원들만큼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고
화려하지 않은 몇몇 왕궁, 현대식벽돌집 등 다양한 건축물이 존재하고
네팔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및 상업 중심지로 네팔의 수도이며
히말라야를 찾는 사람들의 거점이 되는 곳.
단 한번만으로도 영원히 잊히지 않을 사람과 사연,
히말라야에 대한 동경,
산사람들의 도전과 사랑 그리고 좌절까지도 같이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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