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17 스위스 브라이트호른
길을 간다는 것
그 길이 어떠했던
그 여정이 끝나면
잠시나마
아름다워진다
폴란드의 산악인 보이텍(보이텍 쿠르디카)은
"산은 모든 쓰레기, 모든 사소한 것들 그리고 일상의 모든 부담을 쓸어내는 거대한 빗자루 였다"
산에서 돌아오면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사람으로 개조되어 있었다고했다.
길을 걷는 동안
우리는
발가벗겨진다
이성과 감정이
가식의 울타리를 걷어내고
긍정적인 것 뿐아니라
부정적인
예를 들면
나약한 육체나
감정의 기복
억눌렸던 본능
숨기고 있었던 트라우마 같은
정신적 상처까지
드러난다
이 처럼
온전한 내 모습을 만날 때가
바로
정말 아름다워지는 순간이다
길이란
그렇게 아름다워지기 위하여
걷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이런 순수하고
신비하고
아름다운 경험들이
더 어렵고
더 두렵고
더 고통스러운 길이었을 때
더 선명해진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산이라는 길을 택한 것 인지도 모른다
어쩔수 없이
탁해지고 상처 받는
일상에서의 삶을 순화하고
정서적 균열의 틈을 메우기 위하여
또
길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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