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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에는/히말라야 이야기

'22 고교리「Gokyo peak」Trekking -#8(7일 차)

by akwoo 2022. 11. 22.

- 22-10-15 트레킹 7일 차 -

고교(11:00) - (11:30)루클라

 

고교 고도 : 4,790m

루클라 고도 : 2,840m

거리 : 약 43km

걸음 : 헬기 이동

소요시간 :  30분

날씨 : 맑음

혈중 산소 : 체크 안 함

 

 

헬기가 10시쯤 올 거라는 말을 듣고

8시 조금 넘어

홀로 고교 호수 산책에 나섰다.

시간이 되면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었다.

어제 고교리를 오르며 봐 뒀던 호수 끝의 물길이 시작되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고교 리 출발 지점에서 서쪽 방향의 란조라 패스 가는 길을 따라 걷는다.

어딜 가던 항상

잠깐이라도 혼자 걷는 시간을 갖는다.

그 혼자만의 시간에 만나는 사물과 풍경은

트레킹 때와 또 다른 형태의 영감을 준다.

고교호수와 마운틴 파리 랍체

 

 

 

길은 조금 오르막 이긴 하지만 완만해서 걸을만했다

용담같은 작은 야생화들이 피어 있는 길을 따라

에메랄드 컬러의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사색의 시간은

7일간의 트레킹을 정리하는 귀한 순간이다.

고교에서 란조라 패스 가는 길에서 바라 본 호수와 고교 마을

 

 

 

나만의 시간을 느릿느릿 걸으며 충분히 즐긴다.

사진을 몇 컷 담고 호수 아래로 내려갔다.

호수로 이어지는 다양한 물줄기를 담았는데 원하는 구도가 잡히지 않았다.

제대로 담으려면 한참을 더 올라가서 물길이 시작되는 곳으로 가야 할 것 같았다.

벌써 1시간이 지나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돌아가는 길은 호수로 내려와 물가를 따라 걸었다.

군데군데 케른들이 있어서 나도 돌 몇 개를 올리고 기원을 했다.

일행들은 벌써 나와서 호숫가에 앉아 물 멍을 하고 있다.

고교호수 상류의 물 길

 

 

 

 

서양인과 포터가 마운틴 파리 랍체를 가르키고 있다.

 

 

 

 

고교호수 상류 물길로 내려서서 담은 풍경

 

 

 

일행들과 합류해서 호수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헬기를 기다렸다.

서양인 한 명이 호수에 뛰어들어 세리머니를 한다.

우리는 관객이 되어 박수를 쳐줬다.

해보고 싶었는데 갈아입을 옷이 없네~ ^^

헬기를 기다리며 마운틴 파리 랍체 뒤로

생성됐다 소멸되는 구름의 변화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작은 돌 위에 앉아 한참 동안 구름이 변하는 모양을 카메라에 담았다.

 

드디어 헬기가 왔다.

한 번에 3명씩 탑승한다.

나는 맨 마지막에 탑승했다.

조종사 옆에 앉아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가이드 간차가 앉는다.

간차도 앞에 앉아 영상과 사진을 찍는 걸 보니 

본인도 이런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얼마나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타는 헬기인데

고객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맘에 들지는 않았다.

빛 좋은 날에 항공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속이 좀 쓰렸지만

이미 비행기는 날고 있고

돌이킬 수 없다.

포기하고 휴대폰을 꺼내 몇 컷이라도 담았다.

그래도 아마다블람 사진 하나는 잘 찍혔다.

마운틴 파리 랍체와 구름

 

 

 

 

 

 

 

루클라로 가는 헬기 안에서 담은 아마다블람.

 

 

 

30여분 비행 끝에 루클라 비행장에 도착했다.

키친 보이와 마부들은 걸어서 내려온다.

40km가 넘는 길을 하루에 내려온다고 한다.

업으로 하는 일이지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키친 보이와 마부들이 없으니 가이드와 쿡이 헬기장에서 롯지까지 짐을 날랐다.

롯지에는 손님들이 많았다.

대부분 트레킹을 마치고 하산한 서양인들이다.

쿡이 점심을 만들어 왔다.

점심 식사 후 대원들은 루클라 투어 하러  나가고

나는 롯지에 앉아 책을 읽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즐겼다.

 

저녁에 스텝들에게 팁을 나눠주고 여정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도착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 만나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적당한 액수(?)의 팁을 줬다.

대원들은 옷가지와 남은 행동식을 나눠주고 비행장에서 작별인사를 했다.

힘든 여정 잘 이끌어준 스텝들에게 감사하다.)

헬기에서 바라 본 루클라

 

 

 

 

루클라와 비행장

 

 

 

 

비행장 옆 롯지. 우리가 묵은 곳이다.

 

 

 

 

비행장 활주로

 

걷는 동안

가볍지만 명료하고

무겁지만 날카로운

산의 언어를 들었다.

 

남아 있는 내 삶의 길을

나는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

 

 

날씨로 인하여 시작부터 일정이 바뀌었고

계속 내리는 비로 과정도 수월하지 않았지만

큰 문제없이 잘 마무리했다.

같이 한 대원 모두 감사하고

준비하고 같이 해준 모든 스텝들에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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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를 쓰면서

- 지명과 고도는 지도를 기준으로 했다.

(다만 영문을 한글로 표기할 때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지명을 썼다.)

- 소요시간은 주요 기점에 표기된 시간이 아니라 우리 팀 기준으로 했다.

-네팔리들의 생활방식은 되도록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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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기는 날자별, 시간별로 써가는 진행형 방식을 택했다.

-특별한 주제를 정하지 않았지만 회차마다 트레킹과 관련된 소재를 한두 개씩 언급했다.

(예를 들어 '여러 가지 변수들', '잘 걷기 위한 훈련', '사소한 부탁', '고소 증상', '컬러', '풍경', '사진', '길' 등)

-8편의 산행기는 회차별로 간략하게 소재를 언급하면서 

'왜? 고산 트레킹을 하는지' 그리고 '왜? 이곳 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연결하려고 했다.

-모든 사항을 다 쓸 수 없어서

중요하지만 동료, 음식, 스텝들, 롯지 등의 이야기를 생략했다.

 

'22 고교리「Gokyo peak」Trekking - #1 (여정)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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