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차 : 6-18
트레일 명 : 알타비아 1(페데루 산장 → 카파나 알피나 레스토랑) → (차량) 콜 갈리나 산장
트레킹 거리 : 15km
고도 : 1,545 m ~2,173 m
소요시간 : 7시간 30분
이동시간 : 5시간 30분
난이도 : 중하
트레일 넘버 : 7 → 11
날씨 : 맑음
온도 : 22도 ~ 28도
체감 온도 : 14 ~ 22도
Pederü Berggasthaus(페데루 산장) - Panchina (나무 십자가상)- Rifugio Fanes 파네스 산장
- Lago Limo 라고 리모(리모 호수) - Malga di Gran Fanes - Col de Locia - Restaurant Capanna Alpina(카파나 알피나)
- (차량)콜 갈리나 산장 숙박
8시에 출발하는데 협곡이라 아직 해가 다 들지 않았다.
협곡 서쪽 산사면에만 빛이 거의 다 내려와 있다.
하늘은 파랗고
기온은 사늘했다.
걷기에는 딱 맞춤온도다.
정상이가 도맡았던 길 찾기(독도)를
며칠간은 하지 않아도 된다.
돌로미테 가이드인 승원이가 합류했으니 편해졌다.
7번 트레일은 정남향으로 시작한다.
승철이와 승원이가 먼저 출발했다.
편하게 잘 쉬었고
뷔페식인 조식도 깔끔하고 괜찮았다.
출발이 오르막이다.
크게 힘들지는 않다.
거대한 탑 같은 암봉 위로 막 해가 올라오고 있었다.
일출 시간이 지난 지 거의 3시간 이 되었는데 이제야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협곡이 그만큼 깊다는 것이다.
앞서간 승철이가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아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라온 길도 가야 할 길도
암봉들을 사열하며 걷는 것 같았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협곡사이로 댐의 제방 같은 지형이 가로막고 있는데
사막의 모래 미끄럼틀 같았다.
트레일은 자갈과 모레가 섞인 제방 같은 곳을 횡단한다.
오프로드용 차량이나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산악 도로가 지그제그로 힘겹게 언덕을 올라간다.
콘크리트 색의 사면을 횡단하는 대원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기다렸다.
아직은 순한 아침 빛이 대원들에게 에너지를 보충해주고 있었다.
횡단을 마친 트레일은 잠시 솟구친다.
궁금했다.
이 언덕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힘들게 언덕을 오르는 것은
언덕 뒤의 세상이 궁금해서다.'
(당일 내 메모장에 적힌 글귀다.)
담장을 넘어야 담장 밖의 세상을 볼 수 있다.ㅋㅋ
언덕에 올라 서자 작은 고원분지다.
트레일에서 조금 떨어진 바위 위에 케른이 하나 보였다.
나도 가장 위에 돌하나를 얹어 층 하나를 높였다.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분지 뒤로 바위산이 있었고
바위산을 기어오르던 침엽수들이 산 어깨를 넘지 못하고 멈춰있다.
바위산은 세월은 견디지 못해 낡고 헐거워진 듯
돌과 흙더미를 토해내고 있었다.
트레일은 분지의 오른쪽 사면을 따라갔다.
왼 편에는 작은 못이 보였다.
전혀 힘들지 않은 놀이터 같은 길이다.
분지 지형을 지나자
갈림길이다.
하나는 산악 도로, 하나는 트레일이다.
트레일을 따라 걷는다.
은근한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Panchina (나무 십자가상)가 서있다.
조금 더 걷다 산악 도로와 만났다.
산악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걷자 다시 환경이 바뀐다.
야생화 초원이 펼쳐지고
초원 뒤로 암봉들이 줄을 맞춰 서있다.
포토타임이다.
포토 타임이 끝나고 작은 목장 건물을 지나 다시 산장 하나를 지나자 갈림길이다.
햇빛이 강했다.
승철이는 우산을 꺼내 썼고 나와 승원이는 반다나로 얼굴과 목을 가렸다.
갈림길에 서있는 파네스 산장의 독특한 안내 표지판은
설화에 대한 그림이라고 승원이가 설명해 줬다.
돌로미테 전문 가이드가 있으니 참 좋다.
파네스 산장은 최고의 산장이다.
오 마이 갓!!!이다
재치 있는 나무 조각품들,
이색적으로 꾸민 레스토랑 내 외부,
자동 시스템의 화장실,
소품 하나하나의 디테일,
아름다운 뷰까지
낭만이 가득한 산장이다.
이런 곳이라면 비싸도 하룻밤은 머물러야 할 것 같은 곳이다.
맥주와 커피와 빵을 시켰다.
얼음도 부탁해서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파네스 산장에 박제된 산양. 엉덩이 부위는 밖에 머리는 안에 있다.
파네스산장 내부. 오른쪽 사진은 화장실.
파네스 산장에서 승원이와 봉순이가 페데루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승원이 차가 페테루 산장에 있어서 자동차로
오늘 최종 목적지인 콜 갈리나 산장으로 오기로 했다.
우리는 파네스 산장에서 트레일 넘버 11을 따라간다.
잠깐 올라서 5분 정도 지나자 십자가가 있는 리모 고개다.
이 고개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참 아름답다.
트레일이 넓어졌다.
리모 고개에서 잠시 내려서서 5분 정도 걷자 작은 호수가 나타났다.
리모 호수다.
리모는 이탈리아어로 진흙이라는 뜻이다.
호수 끝 의자에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며 대원들을 기다렸다.
종종 마운틴 바이커들이 지나갔다.
리모 호수에서 15분쯤 걷자
팜 스테이인 Malga di Gran Fanes 말가 디 그랜 파네스다.
여기서 오늘 트레킹 종료지점인 카파나 알피나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이 여유가 있었다.
점심도 먹어야 해서 쉬어 가기로 했다.
장소를 찾았다.
그늘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야생화와 뷰가 최상급인
그늘보다 더 좋은 물가가 바로 아래 있었다.
이곳에서 라면을 끓이고 주먹밥도 먹었다.
뷰가 좋으니 다시 포토타임이다.
대원들 개인 사진을 담는다.
포즈 자랑.
최고의 뷰에서 휴식을 끝내고 야생화 초원과 개울이 이어지는 트레일을 따라간다.
하루 동안 이렇게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만나는 것도
그 길을 걷는 것도 행운 같았다.
지루해지기 전에 풍경이 바뀌었다.
매 시간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제각각의 속도로 걷고
제각각의 감성으로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즐긴다.
걷다 보니 어느새 로시아 언덕이다.
협곡 아래가 오늘의 종착지다.
거의 다 내려가 그늘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며 좀 더 쉬었다.
여성 대원들은 계곡에 발 담그러 다녀왔다.
협곡 아래도 꽃천지다.
4시 픽업인데 30여분 시간이 남았다.
카파나 알피나 산장에 들렀다가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그늘에서 쉬었다.
오늘의 트레킹이 끝났다.
시간마다 환경이 바뀌는 트레일은 흔치 않다.
그 흔치 않은 트레일이 이곳이었다.
일정 중 거리로는 긴 편에 속하는데도
내내 멋지고 즐거웠고
쉬운 곳이었다.
돌로미테 트레킹 #6 - 알타비아 1(라가주오이 - 친퀘토리 어라운드-아베라우 산장)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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