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4 덕유
사진은 상상력으로 찍는다.
사진은 발로 찍는다.
사진은 기다림으로 찍는다.
나는 어떤 상황에 대하여, 어떤 환경에 대하여 늘 그림을 그린다.
폭풍우 속에서 흔들리는 꽃과 빗줄기를 찍는 상상을 하고
지리의 능선에 핀 구절초 위로 번개가 치는 것을 찍는 상상을 하고
빗방울이 꽃잎에 튀어 오르는 궤적을 담는 것을 상상하고
산정에서 꽃과 별을 함께 담는 상상을 하고 일출 일몰경에 산정에서 흐르는 구름을 담는 상상을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오고 때로는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하여 내가 그린 그림에 적당한 곳을 찾아간다.
사진이란 찍지 않으면 제로다.
찍었을 때 백이고 그 중간은 없다.
잘 찍고 못 찍고는 백부터 시작한다.
작가의 능력에 따라 백일이 될 수도 이백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곳에 내가 있고 대상을 담았을 때 사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상을 담기위하여 움직여야한다.
또 그 곳에 갔다고 해서 내가 상상했던 그림이 바로 그려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능성 있는 곳에서 때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이 어떨 때는 실망을 주기도 하지만 내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주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 주어졌을 때 원하는 작품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고민해 두어야한다.
위 사진은 한 곳에 14시간 넘게 기다리며 얻은 그림이다.
산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옅은 구름의 흐름을 담기 위하여 ND필터를 사용하여 셔터 속도를 늦춰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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