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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낭을 비우다410

설악산 몽유도원도 릿지 산은 일상이 되지 않아서 좋다. 40년 넘게 산을 다녔지만 나는 여전히 산으로 떠날 준비를 하면 설레고 조금은 두렵다. 동료가 같이하는 클라이밍이든 솔로 하이킹이든 그 설렘과 작은 두려움이 있어 즐겁고 행복하다. 오랜만에 클럽산행에 동참했다. 20년 넘게 등반을 같이했던 동지들이라 등반 내내 유쾌하고 따뜻했다. '몽유도원도 릿지' 들머리는 장수 3교에서 장수 2교 방향으로 50여 미터 내려가면 도로변에 있는 출입금지 표지판이다. 제각각의 걸음으로 숲길을 걷는다. 초입에서 100여 미터 들어서자 잣나무인지 전나무인지 아직은 몸집이 크지 않은 침엽수림이 보였고 그 사이로 난 오솔길은 느긋한 오르막으로 이어졌다. 숲은 군데군데 붉어서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비 탐방로라 왁자지껄한 사람들이 없어서 잠시지만 가.. 2023. 10. 26.
굴업도 백패킹 2 - 개머리 언덕 마을 안에서 개머리 언덕 기점인 굴업도 해변은 5분도 안 걸렸다. 해변에는 작은 카페가 있고 순비기나무 군락이 해변 100여 미터에 자리 잡고 있었다. 250여 미터 해안을 따라 걸으면 개머리 언덕으로 올라서는 들머리가 나온다. 입구로 올라서 숲길을 100m 정도 오르면 수크렁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역광을 받아 반짝거리는 수크렁의 환영을 받으며 능선 위로 올라선다. 능선 언덕은 시원스럽다. 나무는 없고 이어지는 언덕에는 수백만 명이 들고 있는 촛불 같은 수크렁이 흔들리고 있었다. 장관이다. 남북으로 조망이 트인 언덕을 따라 수크렁 사이로 길은 유연한 선을 긋고 이어졌다. 일행들이 길게 줄지어 걸어간다. 이 순간 사람은 길이 되고 자연이 되고 작은 바위 같은 무생물과 고래등 같은 언덕도 생명이 있는 것 .. 2023. 9. 15.
굴업도 백패킹 1 - 연평산 트레킹 여안 여객터미널에 파킹하고 근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인천 연안 여객터미널에서 덕적도까지는 고속 훼리 코리아스타로 1시간 소요된다. 덕적도에 내려 2시간 정도 대기하면서 장을 봤다. 하나로 마트가 있어서 우리 팀 준비물인 돼지고기를 구입했다.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는 차량선적이 가능한 나래호다. 섬 몇 곳을 경유해서 가다 보니 2시간이 소요된다. 굴업도에 도착하면 트럭이 대기 중이다. 트럭 짐칸에 배낭과 사람이 같이 탄다. 우림팀만 타는 게 아니어서 만원이다. 차량으로 5분 정도 가면 이장님 댁이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굴업도 시스템은 모두 비슷했다. 몇몇 집에서 픽업과 음식을 해주고 민박을 한다. 가기 전에 예약해야 한다. 예약하지 않으면 걸어가면 된다. 그리 멀지는 않다. 점심 식사 후 .. 2023. 9. 13.
비양도 백패킹 8월 27일 한림항에서 3시 20분 배편으로 비양도로 출발했다. 소요시간은 15분 정도. 덥다. 되도록 여름에는 제주를 찾지 않는데 어쩌다 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왔다. 작년은 상잣길 산수국 촬영이 목표였고 올해는 서핑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 (날씨가 좋지 않아서 못하고 나왔다.) 선착장에서 나오면 길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다. 오른쪽은 펄랑못 방향, 왼쪽은 비양오름(비양봉)으로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두 번째 정자에 비양봉 산책로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을 따라 500m 정도 가면 데크 계단으로 된 비양봉 들머리가 나온다. 기록용 사진 한 컷 담고 바로 출발했다. 급한 계단을 올라 분화구 능선에 올라서고 다시 시누대 터널을 지나 가장 높은 곳인 등대에 도착했다. 높지 않은 오름이고 선.. 2023. 9. 5.
옥류동천 계곡 등반 2023-8-15 옥류동천 (재약산 표충사 계곡) 계곡 등반 폭포 등반 canyon climbing water·fall climbing 여름이면 한 번씩 하는 피서 겸 등반이다. 1년에 4번씩 정기 모임을 갖고 있는 대한산악연맹 2급 등산가이드 모임이다. 제 각각 자신들의 소속연맹이나 산악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분기에 한번씩 이렇게 모여서 등반도하고 백패킹이나 여행도 한다. 이번에는 하계 모임을 이미 했는데 형들이나 나도 나이가 많아져서 이런 등반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번개로 한번 하자고 해서 이루어졌다. 번개라 단촐하다. 항상 왁자지껄 했는데 7명이라 빠르고 조용하다. 그래도 서로 챙겨주고 초보자들을 도와주며 충분히 즐겁다. 계곡등반은 등반 난이도는 낮은데 위험하다. 미끄러워서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고.. 2023. 8. 22.
대둔산 백패킹 갑자기 산이 부르는 것 같았다. 점심 먹고 뭐에 홀린 듯 배낭을 꾸렸다. 2시 반에 출발했다. 접근성이 가장 좋은 태고사를 들머리로 하기로 했다. 칠성봉까지는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거리도 가깝고 시간도 절약되겠지만 이 끈적거리는 습도도 속을 땀에 흠뻑 젖으며 걸어 보고 싶었다. 여름배낭은 가볍다. 18kg 정도다. 태고사광장에서 5시 10분에 출발했다. 쉬지 않고 걸었더니 낙조대 능선 갈림길까지 38분 소요됐다. 마천대 방향으로 400m 지점에 있는 칠성봉으로 쉬지 않고 걸었다. 바로 근처의 낙조대 능선 쪽에 텐트를 쳐도 되지만 오늘은 칠성봉이다. 출발할 때 이미 그늘이었는데 칠성봉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다. 광장에서 칠성봉까지는 1시간이 체 걸리지 않았다. 배낭을 내려 두고 주변을 돌아봤다.. 2023.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