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고 들여다보는 奚囊 속에187 석곡 석곡 가까운 산사에서 목탁소리 들려오고 불경소리 협곡으로 날아들던 날 아침 잠시 허공을 빌려 널 만난다 네 연분홍 살결에 잠시 연심이 일다가 순결지신에 깜짝 놀라 겨우 네 청초향만 취하고 천길 벼랑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2012. 6. 13. 흰괭이눈 흰괭이눈 주검같던 적막의 숲 불쑥 눈 섞임 물이 흐르더니 개울 옆 괭이가 눈을 떴다 나무 사이를 관통한 빛에 놀란 딱다구리가 숨 죽이는 순간 이었을까 괭이들이 봄볕같이 웃고있었다. 2012. 3. 28. 봄비 오는 날의 야생화 봄비 가파른 그래서 한 호흡도 버거워 질식할 것 같은 봄. 빗방울은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 혼절한 의식처럼 돌고있다. 이런 날에는 엄숙하게 끊어버렸던 담배 한대 피우고 봄비처럼 죽고싶다. 2012. 3. 22. 아이 아이에게 화를 냈다. 키는 벌써 아빠와 어깨동무할 만큼 자랐건만 아직은 아빠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아이. 좀 더 크면 아빠보다 친구가 더 좋을텐데 지금 아니면 언제 어리광을 받아줄까.... 봄비에 마음마저 젖는다. 2012. 3. 16. 겨울 출근길, 추수가 끝난 들판의 논둑에는 억새만 하얗게 피었다. 텅빈 들판에 내린 흰서리가 아침빛에 베어지자 하늘도 땅도, 그 사이의 공간도 먼지 한톨없는 명징의 세계다. 한순간, 오랫만에 겨울을 만났다. 하아~ 사늘한 정신으로 겨울을 안는다. 11.11.21 2011. 11. 21. 꿩의바람꽃 잔뜩 흐린 가을 날의 아침이다. 교통사고로 다친 목이 찬기운에 저기압이 더해지면서 석고처럼 굳어지고 혈액 공급이 되지 않으니 두통까지 심해진다. 더 춥지 않으니 이만하고 흐리지만 가을의 흔적이 넉넉한 시기이니 사색하기 좋은 것으로 감사해하자. 따뜻한 봄 사진 한장으로 흐린.. 2011. 11. 8.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