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40 커피의 맛 설악산 천화대 우리나라는 커피공화국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도시, 농촌, 사무실, 공사현장, 각종 행사장 산에도 바다에서도 커피는 없어서는 안 될 기호식품이 되었다 시골 면 단위에도 커피점이 두 세 곳 씩 들어서고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77잔에 이르며 커피판매시장은 6조4천억 규모에 이른다는 정부의 통계자료만 봐도 우리나라 국민의 커피 중독을 짐작할 만하다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커피의 기본적인 맛은 쓰다 그럼에도 그 쓴 커피를 사람들이 장소나 시간불문하고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휴식의 의미일 것이다 잠시 일손을 놓고 커피 향을 맡으며 여유를 찾는 것이다 그 짧은 시간은 멈춤의 시간이고 다시 충전의 시간이며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포상 같은 것이.. 2017. 11. 2. 카페로얄 2017-10-7~10-8 황매산 (마지막 사진은 2015년 10월) 삼 년째 찾는 황매산, 바람과 구름이 넘나드는 길목인 안부에 작은 텐트를 치고 캠핑탁자를 폈다 해가 질 동안 능선을 오가며 카메라를 들고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탐색했다 일출과 달리 석양은 찰나에 어둠을 몰고 온다 놀이 붉어지더니 금세 어두워졌다. 컵반으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탁자에 촛불 하나 켰다 핸드밀로 커피를 갈아 드립 했다 준비해 간 커피잔에 카페로열 티스푼을 올리고 티스푼 위에 다시 각설탕을 올린 후 브랜디 대신 40도의 홍주를 부었다 티스푼에 불을 붙이니 파란 불꽃이 흔들리며 설탕을 녹인다 종종 별이 반짝이고 여린 바람이 촛불을 흔들었다 홍주와 각설탕 하나가 녹아든 커피에 이슬까지 스며들어 시트러스 한 풍미가 느껴졌다 의자.. 2017. 10. 15. 게이샤(파나마 돈 페페 게이샤) 2017-09-03 지리산 맛이 어때? 맛없어요 맛이 어때? 달달해요 커피 같지 않아요. 파나마 돈 페페 게이샤 커피에 대한 아내의 표현이다 첫 번째 내렸을 때와 두 번째 내렸을 때의 표현이 조금 달라졌다 이번에 구입하여 네 번을 내렸다 2015년에 한 번 구입했고 2016년에 에스메랄다 케이샤를 선물 받았었고 이번이 세 번째 대하는 게이샤다 에스메랄다 게이샤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저렴하지만 그래도 일반 커피에 비하여 5~6배나 비싼 커피다 맛과 향에 대한 개인적 평가는 아내의 말처럼 일반적인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쓴맛이나 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연한 사탕수수의 맛처럼 달달하다 fragrance(분쇄된 향)나 aroma(물과 접촉한 후의 향)도 특별하지 않다 칼리타와 고노 하리오를 이용하여 다양하게.. 2017. 9. 12. 아리차 2017-09-03 지리 커피 한잔 내려 지리의 바위 위에 앉아 잠시 떠밀려가는 아침을 잡아둔다 에티오피아 아리차와 잘 어울릴 만한 사진 한장을 골랐다 눈부셨던 아침 빛이 조금 옅어지는 시간 측광으로 든 빛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억새를 흔들고 섬진강 쪽으로 흐르듯 뻗어가는 능선은 빛을 쫓아 꿈틀거렸다 짧은 이 순간이 명료한 acidity와 깔끔한 honey 침샘을 자극하는 시크럭스 향을 품은 아리차와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간이다 해발 1,950m~2,100에서 채취되고 가공과 로스팅도 최상급의 아리차는 일반적인 스페셜티 커피에 비하여 고가다 이런 아리차의 적당한 산미와 달콤함을 즐기기 위해서 나는 추출이 빠른 하리오드리퍼를 사용한다 하리오 드리퍼는 높고 조밀한 리브와 큰 추출구로 인하여 추출 속도가 빠.. 2017. 9. 8. 파나마 게이샤 - 2 마지막 남은 커피를 내렸다 200g의 커피이니 10잔을 내릴 수 있는 양이다 내가 4잔쯤 마시고 나머지는 접대용으로.... 산으로 가기 전 융드리퍼에 분쇄는 평상시대로 추출 시 물온도는 평상시보다 뜨거운 95도 이상 맛은 커피오일이 그대로 추출된 융드립인데도 맑고 은은하다 쓴맛이나 신맛, 단맛 등 쉽게 느낄 수 있는 맛이 전혀 튀지 않아서 문득 그냥 밋밋한 맛처럼 느껴지지만 다 마실 때까지 온도의 차이가 있음에도 맛의 변화가 없고 후미는 약간 달고 입안이 깔끔하다 투명한 유리서버에 추출된 커피의 색은 맑은 갈색으로 형광등 빛이 투과되면서 투명해져 갈색이면서도 마치 맑은 샘물을 보는 듯하다 용석과 어울리는 커피잔은 당연히 흰색의 얇은 도자기 잔.^^ 파나마 게이샤 커피의 가장 큰 맛은 바로 目味라고 할 수.. 2016. 12. 12. 파나마 게이샤 정금나무 (봄날, 흔들리는 바람을 따라 빛이 들고 났다. 비탈길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흔들리는 나를 붙잡고 싶었다) 지인으로부터 파나마 게이샤 에스메랄다 커피를 선물 받았다 최고의 커피라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자웅을 겨루는, 에스메랄다 농장의 케이샤커피. 고가의 커피라 선뜻 구입해 마시기가 쉽지 않아서 작년에 딱 한번 구입해서 마셔봤었다 모닝커피는 칼리타와 하리오 드리퍼를 써서 두 잔을 내렸다 칼리타 드리퍼는 1분 15초 뜸을 들였고 하리오 드리퍼는 1분 뜸을 들였다 분쇄는 평균보다 두 단계 정도 가늘게 했고 추출은 두 잔 모두 2분 30초 이내에 끝냈다 가장 중요한 로스팅은 육안으로 보거나 드립 시의 상태로 볼 때 시티정도.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특별한 맛이나 향이 아니라는 것. 블루마운틴도 처음 마셨.. 2016. 12. 1. 이전 1 2 3 4 5 ··· 7 다음